세계일보

검색

“감옥 가고 싶다” 편의점서 ‘OO’ 꺼내든 30대…왜?

입력 : 2024-11-14 04:00:00 수정 : 2024-11-13 20:28:29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편의점 강도짓 벌인 30대 “끼니 해결 위해 교도소 가려 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생계형 절도’,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

‘복지 사각지대’가 범죄 부추겨…“근본적인 해결책 마련해야”

교도소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부러 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 남성은 최근 한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친 뒤 "신고하라"는 말을 남기고 경찰을 기다리며 체포됐다.

 

경찰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교도소에 가고자 편의점에서 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 A씨를 특수강도 혐의 등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9일 새벽 3시 48분경 울산 북구 매곡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 낫을 들고 들어가 직원에게 이를 보여주며 도시락과 담배, 진통제 등 약 1만5000원 상당의 물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현장 폐쇄회로(CC)TV 화면. 경찰청 유튜브 캡처

 

물품을 챙긴 뒤 A씨는 직원에게 "10분 뒤에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하고는 편의점 앞에 약 5분간 서서 경찰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체포 당시 경찰과 짧은 대치 상황이 발생했으나, A씨가 흉기를 버리고 순순히 체포에 응하면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노숙 생활을 이어오며 끼니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교도소에 가면 안정적으로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1달여 전부터 음식물 등을 훔치는 등의 경범죄를 반복해 온 사실도 확인됐다.

 

A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과 법원에서 이를 기각,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가게 되었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뉴스1

 

한편,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생계형 절도’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와 노년층이 주도하는 소액 절도가 급증하면서 경제적 취약 계층의 생계 문제가 절도 사건과 직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통계를 보면 지난해 1만 원 이하 소액 절도 사건은 총 2만 3967건으로 전체 절도 사건의 12.7%를 차지했으며, 1만 원 이상 10만 원 이하 절도는 5만 6574건으로 전체의 29.9%에 달했다.

 

1만 원 이하 절도는 2020년 1만 2991건에서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1만 원 이상 10만 원 이하 절도 역시 같은 기간 동안 41.2% 증가했다. 이는 전체 절도 사건이 17.4% 증가한 것에 비해 소액 절도가 크게 늘어난 수치다.

 

미성년자와 노년층의 소액 절도가 급증하며 절도 사건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2021년 전체 절도 사건 중 미성년자의 비율은 14.8%였으나, 지난해에는 16.6%로 증가했다. 노년층(61세 이상)의 비율 역시 29%에서 30.8%로 상승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불안정성과 복지의 사각지대가 이러한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하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단발 여신'
  • 전지현 '단발 여신'
  • 아이유 '눈부신 미모'
  • 이주빈 '깜찍한 볼콕'
  • 신은수 ‘심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