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 좋아해 도심지 환한 빛에 떼로 모여 들어
입이 퇴화해 물지는 못하기 때문에 파리나 모기처럼 질병 옮기지는 않아

동양하루살이 떼를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동양하루살이 떼로 지자체 민원이 늘었다. 불빛을 보고 모여드는 숫자가 어마어마해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옷 등에 붙어 활동이 불편하다는 게 민원의 골자다.
이에 각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례로 성동구는 5∼9월 한강과 중랑천변 산책로 등에 친환경 해충퇴치기를 가동하고 한강 접경 지역 등 동양하루살이 휴식처에 방역 소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동양하루살이가 한강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유익충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동양하루살이는 수질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종으로, 2급수 이상의 수질에서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다. 동양하루살이 출몰은 한강의 수질 상태가 그만큼 양호하다는 뜻이다.
동양하루살이 유충은 하천의 유기물을 먹어 물질을 순환시킨다. 유충과 성체 모두 물고기와 새 먹이가 되므로 물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종으로 여겨진다.
입이 퇴화해 물지는 못한다. 따라서 파리나 모기처럼 질병을 옮기지 않기에 ‘해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통상 동양하루살이는 보통 5∼6월 나타나 이후에 사라지는데 최근의 대량 출몰은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강 수온이 상승했고 더 이른 시기에 더 많이 출몰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인간의 환경오염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미다. 도심지에 대량으로 출몰하는 것 역시 산업화로 인한 환한 불빛에 떼로 모이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관점에서 ‘혐오스럽다’라고만 여길 게 아니라 동양하루살이 출몰이 가지는 의미에 더 깊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퍼듀대학원 곤충학 박사를 지낸 배연재 고려대학교 교수는 “하루살이가 너무 많이 도심으로 날아와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맞기에 불빛을 줄이는 등 지자체가 노력해야 한다”라면서도 “하루살이가 생태계에서 유익한 역할을 하는 곤충이므로 시민이 불편을 일부 감수해야 하는 것도 맞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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