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은영 박사가 남편에 일방적인 대화를 하는 아내에 충고와 함께 조언을 건넸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오은영 리포트’)에서는 결혼 4년 차인 30대부부가 출연했다.
이들은 ‘개미와 베짱이’ 부부로, 남편은 부지런하고 성실한 반면 아내는 게으른 베짱이 스타일이었다. 아침 일찍 기상한 남편은 빨래, 요리, 설거지, 청소 등을 전담하고 있었지만 아내는 느지막이 일어나 이러한 남편의 모습을 보고 집안일에 대한 잔소리를 이어갔다.
이날 스튜디오에서 남편은 아내를 만나게 된 계기에 대해 “종교 단체에서 만나 제가 따라 다녔다. 아내 외모에 반했고 방향성에 공감해서 대화도 잘되고 그럴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고 말했고 아내도 “저는 감정 기복이 많은 편인데 남편은 항상 평온하더라. 화도 잘 안 내고 그게 신기했다”라며 서로 다른 면에 끌렸음을 밝혔다.
VCR을 통해 본 아내는 남편에게 다소 의존적인 모습을 보였다. 남편에게 하루 종일 연락하고 답장이 없으면 불안해했고, 무기력에 시달렸다. 그는 무기력해진 이유에 대해 “결혼 전 직장에서 동료와 관계가 안 좋아졌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 (연애 때는) 남편이 제가 계속 하소연해도 잘 들어줘서 남편 덕분에 힘낼 수 있었는데 이젠 (외부 활동이 많아서) 집에 없으면 더 우울해지는 기분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에 남편은 “하루종일 연락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계속 연락한다. 거기에 신경 못 쓸 때가 많다”고 말했고, 공개된 메시지는 띄어쓰기가 없는 장문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들어 있었다.
오은영은 이에 대해 ‘피로감’을 언급하며 “남편이 외부 활동을 많이 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같이 집에 있을 때의 문제가 훨씬 많아 보인다”며 “이 방송으로 많은 부부를 만났는데 오늘 이 부부가 제일 심각하다”고 해 그 배경을 궁금케 했다.
오 박사는 “집이라는 공간만 공유할 뿐 함께하는 게 하나도 없다. 요리, 청소, 취침, 기상 모두 함께하지 않는다”고 짚으며 “그러면 부부가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약해진다. 여기서 심각하다 했던 부부들은 치열하게라도 싸운다. 근데 이 부부는 함께하는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남편의 성향에 대해서는 “남편은 의미 있는 활동이 인생에서 중요한 분”이라며 “어쩌면 남편이 생각한 아내의 모습은 착각일 수 있다. 종교 단체에서 만났는데 그걸 가치관이 비슷할 거라 생각한 것 같다”고 짚었다. 반면 아내에 대해서는 “아내는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 에너지, 시간을 내주는 분이 아니다. 근데 남편은 그게 중요하다. 그래서 문제는 남편이 아내가 싫은 게 아니라 집에 있기 싫은 것”이라고 들여다봤다.

아울러 아내의 장문의 메시지와 더불어 대화 방식에 대해 오은영은 “양 많고 띄어쓰기도 안 한다. 부담스럽다”며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는 상대의 마음도 들어와 있어야 한다. 근데 아내는 본인이 궁금한 것만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화를 할 때도 그런 면이 너무 두드러진다. 캐내는 질문만 계속하니까 추궁당하는 것 같지 않냐”며 “남편이 사라진 상황에서 아내는 영유아 같았다. 매우 불안해 했다. 아내는 불편해지면 타인의 외도를 의심한다. 나를 속였다고 생각한다”고 들여다보았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아빠처럼 엄마처럼 부모의 절대적인 사랑을 요구하는 것처럼 하면 안된다. 그러면 남편은 버틸 수가 없다”고 아내에게 따끔하게 충고했다.
더 나아가 아내의 이러한 특성에 대해 “어린 시절 부모님과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의존적인 성향이 강한 것”이라며 “저는 이해한다. 충분히 받아보지 못해서, 그 받아보지 못한 결핍이 구멍처럼 남아있다. (유년 시절 결핍이) 시작은 아내 분으로부터 시작된 건 아니지만 메우는 건 성인인 본인이 메우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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