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감소 추세로 접어들며 일상 회복이 진행되자 그간 미뤄뒀던 결혼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웨딩홀은 이미 ‘예약 전쟁’이 한창으로 예약이 밀려 일부는 내년 이맘때쯤 결혼식장 예약이 진행중이다.
특히 토요일 점심과 같은 황금시간대 예약은 이미 내년말까지 마감된 곳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서울 시내에 웨딩홀을 5개 보유하고 있는 A업체의 예식장 예약 건수는 지난 4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150% 증가했다. 상담 및 계약을 목적으로 한 방문자도 181% 이상 늘었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B웨딩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내년 7~8월까지 예약을 받고 있고, 6월까지 토요일은 거의 마감인 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보수적으로 잡았던 보증 인원도 하객 인원 제한이 풀리면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거리두기 해제 전 최소 보증 인원이 200명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300~400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이는 웨딩홀 측의 요구에 따른 것도 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매출과 직결되는 보증인원을 늘려 예약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웨딩홀 계약조차 하지 못한 예비 신혼부부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원하는 웨딩홀을 고집하려면 당연히 좋은 날짜는 포기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예식을 미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보증인원과 식대 등이 오르면서 예산을 초과하게 되고 이에 금전적 부담도 따른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신랑 이모씨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우리는 다행인지 거리두기 해제 전 식장을 예약해 비교적 저렴하게 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결혼을 준비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늘어난 보증인원과 비싸진 식대와 대관료에 고민하는 예비부부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내년도 계획된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며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미룬다고 하는 말이 실감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처럼 결혼 수요가 몰리면서 몇 달 사이 웨딩홀 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진 점도 예비 신혼부부들에겐 큰 고민거리다.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한 예비신부는 “식대랑 대관료가 전부 올랐다”며 “올 초까지만 해도 6~7만원대던 식대가 갑자기 8만원으로 올랐다”고 푸념했다.
업계에서는 매년 기본적으로 있는 결혼식 수요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결혼 준비를 재개하는 수요가 맞물려 예약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불과 올해 2, 3월만 해도 이렇게까지 결혼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는데, 4월 들어 급증했다. 유명 스튜디오, 헤어·메이크업 디자이너는 이미 내년까지 예약 다 찬 곳도 많다”며 “2020년부터 하객 제한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던 웨딩업계도 거리 두기 완화로 인해 다시 반등하면서 앞으로 계약 고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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