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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억 vs 818억+α’… 포항의 기적은 없었다

입력 : 2021-11-24 20:08:09 수정 : 2021-11-24 20: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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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ACL 아쉬운 준우승

경기 시작 20초 만에 선제골 내줘
알 힐랄에 객관적 열세… 0-2 패

김기동 감독 “이른 실점이 패인
준비한 것 50%밖에 못 보여줘”
포항 선수들이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 알 힐랄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해 준우승에 그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 포항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세 차례나 우승한 명문 구단이지만 마지막 우승이 2009년으로 한동안 정상권에서 멀어져 있었다.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선수층이 옅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2021년 ‘기동 매직’으로 불리는 김기동 감독의 전략전술을 앞세워 ACL 무대에서 승승장구했고 준결승에서 스타군단 울산 현대를 꺾으며 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만들었다. 이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결승전에서만 승리한다면 12년 만에 우승이자 역대 최다인 ACL 4회 정상이라는 금자탑을 세울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일단 객관적 전력에서 알 힐랄이 절대우위였다. 선수단 전체 몸값만 봐도 포항은 144억원에 불과하지만 유럽 빅리그 출신들이 즐비한 알 힐랄은 약 6배 많은 818억원에 달했다. 또한 결승전 장소도 사우디아라비아로 6만8000명 홈팬의 열광적 응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더군다나 포항은 주전 골키퍼 강현무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이승모가 병역특례 봉사활동 시간 미달로 출국할 수 없는 등 그나마 전력의 100%도 갖출 수 없었다.

그래도 기적을 기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포항은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힐랄과의 2021 ACL 결승전에서 0-2로 완패했다. 포항과 함께 나란히 이 대회 3회 우승팀이었던 알 힐랄은 이 승리로 1991시즌, 1999~2000시즌, 2019시즌에 이어 통산 네 번째로 정상에 올라 대회 최다 우승팀으로 등극했다. 한국 대표 출신 센터백으로 2019년부터 알 힐랄에서 뛰고 있는 장현수는 그해 대회에 이어 개인 통산 2번째로 ACL 우승을 경험했다. 다만 포항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권과 우승상금 400만달러(약 47억6000만원)는 놓쳤지만 준우승 상금 250만달러(29억7000만원)를 확보했다.

경기 시작 20초 만에 사우디 대표선수 나세르 알다우사리가 약 30m 지점에서 날린 기습적인 중거리슛에 너무 일찍 선제골을 내준 것이 패인이었다. 이후 포항은 만회골을 위해 공격에 나서면서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맞기도 했다. 전반 12분 신진호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발리슛이 크로스바를 맞았다. 골대 왼쪽에서 도사리던 임상협이 이어 시도한 왼발 슈팅은 골키퍼 압둘라 알무이우프의 다리에 막혔다. 전반 46분에는 신진호가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권완규가 문전 헤더로 마무리한 것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들어서도 공격에 나섰지만 이러다 보니 오히려 알 힐랄에게 적지 않은 기회를 만들어 주며 불안한 경기를 펼쳤고 결국 후반 18분 추가 실점했다.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에서 뛰었던 무사 마레가가 고미스의 침투 패스를 받아 전민광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슈팅으로 골문을 갈라 관중석을 메운 홈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김기동 감독은 “너무 이른 시간에 실점하며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많이 안 나왔다. 심리적으로 조급해하면서 실수가 잦았다”면서 “우리가 준비한 부분을 50%밖에 못 보여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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