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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도 인연 깊은 하와이 펀치볼 국립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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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9-20 06:00:00 수정 : 2019-09-19 21: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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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는 국립태평양기념묘지가 도심 한 쪽에 자리 잡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화채 그릇처럼 생긴 분지형태여서 현지에서는 ‘펀치볼 국립묘지’로 통한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찾은 펀치볼 국립묘지는 한적한 가운데 원근각지에서 온 추모객들이 이따금 눈에 띄었다.

 

펀치볼 국립묘지 입구를 들어서면 정중앙에 대형 성조기가 조기 형태로 게양돼 있다. 성조기를 중심으로 묘지가 원통형으로 둘러쌓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현충원과 달리 묏자리마다 세워진 비석이 없다. 대신 누구의 묘인지 알 수 있도록 평평한 돌에 계급과 종교, 이름, 계급, 소속, 참가한 전투, 출생 및 사망일이 새겨져 있다. 묘지 공원 가장 높은 곳에는 ‘레이디 콜롬비아 여신상(Lady Columbia)’이 있고, 뒤편에는 제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 그리고 베트남전쟁까지 20세기 미군이 참전한 주요 전투 과정 및 전쟁 피해 상황 등이 지도와 함께 설명돼 있다.

 

펀치볼 국립묘지에는 1·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 그리고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미군과 가족 등 5만4000여명이 잠들어있다. 6·25 전쟁 전사자는 약 9000명, 무명용사 유해는 867구에 이른다. 국립묘지는 장병들이 참여했던 전쟁 별로 구역이 나뉘어있다. 각 구역 한 켠에는 무명용사들의 유해도 모여있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전세계를 돌며 가져온 유해들도 우선 이곳에 묻힌다. 한꺼번에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서 우선 펀치볼에 모셔둔 뒤 순서에 따라 DPAA 센터로 가져온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1일 유해상자 55개를 북한으로부터 받았다. 이에 맞춰서 DPAA는 6·25전쟁 무명용사 867구를 파묘해 개장했다. 북한에서 가져온 유해와 같은 DNA를 가진 기존 무명용사들의 뼈가 있는지 대조해보는 작업이다.

 

이러한 사연 때문에 펀치볼 국립묘지는 특히 한국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김준구 주호놀룰루 총영사는 “펀치볼은 미국인뿐 아니라 한국군도 유해도 일부 있다”며 “미국의 국립묘지이지만 우리 선조들의 자취도 느낄 수 있는 곳이고 매년 6월25일이면 6·25전쟁 추모식도 한·미 합동으로 열린다”고 소개했다. 김 총영사는 “유전자 검사 매칭작업을 통해 가족을 찾을 수 있는 작업이 진행중”이라며 “DPAA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을 다시 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리는 뜻 깊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호놀룰루=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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