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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쁜 관계’ 훌훌 털고… 파격 행보로 시작한 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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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봉하마을 방문 안팎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첫 본선 행보 메시지는 ‘국민대통합’이었다. 박 후보는 21일 대선후보로서의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했다. 전날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제시한 ‘국민대통합’을 실천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상징적인 장소를 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이 ‘파격’으로 비치는 배경에는 생전에 대통령과 제1 야당의 대표로 사사건건 충돌했던 껄끄러운 과거가 있다. 2007년 1월 노 전 대통령이 4년 연임제 개헌을 추진하자 박 후보가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박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에도 조문차 봉하마을을 찾았지만, 현지 사정 등을 고려해 마을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박 후보는 후보 선출 전 봉하마을 방문 계획을 세우고 권양숙 여사,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하재단 측은 박 후보가 도착하기 앞서 묘역 내 일반인의 출입을 1시간 정도 통제하며 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헌화와 묵념을 마친 박 후보를 권 여사는 사저 앞마당까지 나와 접견했다. 두 사람은 사저 사랑채에서 비공개로 20분간 대화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맨 오른쪽)가 2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뒤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면담하러 가고 있다. 뒤로 노 전 대통령이 즐겨 찾았던 부엉이 바위가 보이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박 후보는 “많은 분들이 권 여사를 지켜주고 계셔서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건강한 모습을 뵙게 돼서 마음이 든든하다”고 덕담을 건넸다. 권 여사도 “후보로 선출된 이튿날에 먼 길을 찾아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 참배 과정에 한 남성이 “박근혜 반성하세요. 노 대통령 죽인 한나라당, 사죄하라”며 덤벼들다가 경찰의 제지를 당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봉하마을 방문 일정에 대해 “보수, 중도, 진보 이념을 떠나서 대한민국을 아끼는 사람이라면 모두 함께 하겠다는 국민대통합을 실천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한 후 방명록에 남긴 글.
이제원 기자
박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캠프 내부에서도 후보 일정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봉하마을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은 전적으로 박 후보의 의지였다”면서 “주변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행보가 이번이 끝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에 대해 친노(친노무현) 대표 주자인 문재인 후보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다만 형식적인 방문이 아닌 과거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 화합을 도모하는 진정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차원에서는 ‘정치적 쇼’라는 혹평이 나왔다. 정성호 대변인은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는 전격적인 방문은, 보여주기식 대선행보에 불과하며, 유가족에 대한 결례”라고 평가절하했다. 정 대변인은 애초 보다 센 공격을 준비했으나 “그럴 일이 아니다”는 주변 만류로 수위를 많이 낮췄다는 후문이다.

김해=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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