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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용 진짜 늘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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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1-14 21:09:48 수정 : 2011-11-14 21: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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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50대는 늘고 30대는 줄어
서비스업·자영업 지원 늘려야
지난 10월 취업자 수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0만1000명 늘었다. 지난 9월 26만4000명 증가한 것에 비하면 거의 두 배다. 중요한 사실은 같은 기간 인구 증가 45만4000명에 비해 취업자 수가 4만7000명 더 늘어난 것이다. 이는 경제가 일자리 창출능력을 회복해 성장의 궤도에 다시 진입하는 청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내수시장의 구조적인 침체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빈사상태다. 따라서 실업자가 계속 쏟아져 나오며 구매력을 잃자 내수가 더 침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내수 침체→중소기업과 자영업 붕괴→실업자 증가→다시 내수 침체의 악순환 구조에 빠졌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 총장)·경영학
이런 가운데 최근 취업자 수의 대규모 증가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고 경제 흐름을 고용 증가→내수 회복→중소기업 및 자영업 성장→다시 고용 증가의 선순환으로 바꾸는 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실업을 해소할 뿐 아니라 대외 여건이 불안해도 경제가 자생력을 발휘할 균형적 구조를 갖춘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면 이번 취업자의 증가가 정말 경제의 구조와 흐름을 바꿀 것인가.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이번 취업자의 증가는 대부분 개인과 공공서비스,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서 나타났다. 제조업에서는 오히려 5만5000명이 줄었다. 연령층으로 보아 50세 이상 취업자가 49만2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서 98% 이상이다. 30대 일자리는 거꾸로 6만6000개 줄었다. 더욱이 늘어난 일자리의 절반이 36시간 미만이다. 이는 베이붐세대가 퇴직한 후 어쩔 수 없이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에 취직하거나 자영업을 시작했기에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다시 감소할 수 있는 불안한 취업자 증가이다. 설상가상으로 내년도 우리 경제는 더 침체할 전망이다. 유럽의 재정위기 뇌관이 터지면서 세계경제가 ‘더블딥’(이중 침체)의 수렁에 빠지고 있다. 따라서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내수도 가계 부채가 1000조원을 육박하면서 정체상태이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3%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렇게 되면 취업자 증가는 거품으로 꺼지고 늘어난 자영업자가 부도의 대열에 합류하면서 경제가 더욱 심각한 고통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고용 증가의 불씨를 계속 살려야 한다. 그리하여 고용 증가와 경기회복을 확고하게 연결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서비스 산업과 자영업에 세제 및 금융지원을 확대해 일자리 증가를 지속가능한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적극적인 육성정책을 펴 내수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둘째,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산업을 집중 발전시켜 젊은 근로자에게 취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즉 금융, 법률, 의료, 교육, 관광 등 고급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어 과감한 규제개혁과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 셋째, 임금상한제 확대, 과잉 근로시간 축소 등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동일근로 동일임금제를 강화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넷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제도화하고 납품단가 인상 등을 통해 창출된 이익이 중소기업 및 종사근로자에게 배분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수출시장의 다변화, 환율과 금리의 안정화, 기술혁신과 신상품개발 등을 통해 제조업과 수출산업이 더블딥의 수렁에 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 오히려 기업이 국제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해 위기를 성장의 기반으로 삼게 해야 한다. 주어진 기회를 잃으면 재앙이 기다린다. 정부는 모처럼 찾아온 고용 증가의 기회를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전 총장)·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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