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드라마 '스파이 명월' 촬영을 거부한 채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던 한예슬이 드디어 귀국했다.
16일 오후 12시30분(현지시간) 대한항공 018편을 타고 현지에서 출발한 한예슬은 17일 오후 5시10분께(국내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 게이트 앞에 몰려든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한예슬은 "죄송합니다"라는 사과와 함께 심경을 밝혔다.
그는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려 한다. 연기생활이 얼마나 어렵고 열악한지 국민들이 알아주길 바랐다"면서 "나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한예슬은 "다른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은 잘못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옳은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한예슬은 결국 눈물을 보이며 "엄청난 스트레스와 두려움 속에 이런 선택을 하게 됐다"며 "이해해 주실 분도 있다고 생각하고 이 일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잠시 동안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한예슬은 미리 마중 나온 소속사 관계자들과 급히 자리를 떴다.
한예슬은 지난 14일 돌연 '스파이 명월' 촬영을 거부하고 잠적, 15일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그는 소속사 sidusHQ와 어머니의 끈질긴 설득으로 다시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국에 도착한 지 24시간 만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KBS와 제작사 측은 한예슬의 사과와 행동을 지켜본 후 그의 복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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