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한예슬이 촬영장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한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끈다.
16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스파이 명월'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 고영탁 드라마 국장 등과 참석한 이강현 EP는 "한예슬씨가 12일 오전 8시30분 예정이던 촬영시간을 어긴 채 오후 4시10분이 돼서야 현장에 나타났다. 13일 제작사 대표가 배우들과 제작진을 격려하기 위해 촬영장에 갔는데 그곳에서 한예슬을 바꿔줘 통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예슬이 9시간 가까이 늦었음에도 '굿모닝~'하고 현장에 나타나자 촬영장 분위기가 안좋아진 건 사실"이라며 "한예슬씨가 촬영장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어 촬영을 못하겠다고 말하더라. '세상에 여주인공을 왕따시키는 PD와 제작진은 없다'고 다독였다"고 말했다.
한예슬이 출연거부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한예슬씨 자체가 통제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하는 성격인 것 같다"며 "방송 1회를 보고 나서부터 결과에 대해 만족을 못 느꼈는지 촬영장 이탈, 지각, 대본 수정과 주 5일 촬영 요구 등을 반복했다"고 폭로했다.
"방송이 나간 후부터 한예슬씨가 촬영일정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해왔다"는 그는 "여주인공인데 주 5일 촬영이라고 정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여주인공이기 때문에 CF 촬영도 빼주고 몸개그가 싫다고 하면 대본도 수정해주는 등 배려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한예슬의 무단 행동으로 인해 방송이 파행을 맞게 되자 KBS 측은 한예슬을 대신할 배우로 교체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EP는 "명월 대신 아예 다른 캐릭터를 만들거나, 한예슬을 대신해 명월을 연기할 배우를 찾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면서 "'스파이 명월'은 여주인공이 중요한 작품인 만큼 아마 후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고영탁 국장은 "미니시리즈 공모 당선작인 '스파이 명월'에 배우들이 캐스팅된 후 감독이 무척 좋아했다"면서 "1~2회 시청률이 나오기 전까지는 배우들이나 제작진이나 만족했다고 들었다.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이런 사태까지 초래하게 돼 죄송하다.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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