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인도 등 세계 각국은 자국민의 탈출을 돕기 위해 수송기와 선박을 긴급 파견했으며, 리비아의 주요 공항과 항구에는 리비아를 탈출하기 위한 외국인들이 몰려들어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 스페인 에너지업체인 ‘렙솔’을 비롯한 외국 석유업체들도 철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특히 카다피가 석유시설을 폭파하도록 보안군에 지시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리비아 정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지중해로 향하는 파이프라인이 폭파될 것이라면서, “이는 반정부 부족에 대한 카다피의 경고 메시지로, ‘나를 택할 것이냐, 혼돈을 택할 것이냐’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내무장관은 22일 사퇴하며 시위대 합류를 선언했다. 싱가포르와 브루나이 대사직을 겸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주재 리비아대사 살라헤딘 M 엘 비샤리는 “군인들이 중화기와 전투기 등을 동원해 국민을 공격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며 대사직 사퇴를 선언했다.
리비아 정부군과 외국 용병이 시위대를 상대로 무자비한 살육전을 지속하면서 인명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리비아 내무부는 반정부 시위사태로 인해 지금까지 민간인 189명과 군인 11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지금까지 1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2일 리비아 사태에 대한 긴급협의를 가진 뒤 언론 발표문을 통해 카다피 정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기홍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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