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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장악 동부선 ‘승리 자축’… 트리폴리엔 시체 나뒹굴어

입력 : 2011-02-24 00:22:50 수정 : 2011-02-24 00: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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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과 지옥 공존’ 리비아
사실상 내전 상태에 있는 리비아의 동부지역은 반정부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투기 등을 동원한 무자비한 살육으로 수도 트리폴리 등 주요 도시의 참혹한 양상이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탈출도 본격화됐다.

◆시위대, 동부지역 장악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가 외국 취재진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로이터통신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리비아 동부 항구도시 토브루크로 들어가 현지 분위기를 22일 알렸다. 토브루크는 이집트 국경에서 약 160㎞ 떨어진 곳으로, 시위 초기부터 유혈사태가 벌어져 많은 시민이 희생됐다. 그러나 이곳 시민들은 이미 ‘자유 리비아’를 만끽하며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로이터 등은 전하고 있다. 다른 동부도시인 벵가지, 알바이다, 다르나 등도 카다피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다.

토브루크 시내 한 카페. 시민 10여명이 ‘순교자’ 운운하는 카다피의 연설을 TV로 지켜보던 중 한 사람이 “카다피 옷에 구멍이 났네”라고 지적하자, 다른 사람이 “쟤가 지금 가난해졌잖아”라고 맞장구쳤다.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토브루크가 시민들 손으로 넘어간 지 사흘째 됐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이곳에서 시위 진압을 담당했던 리비아 군인들도 자신들은 더는 카다피를 지지하지 않으며 리비아 동부 일대가 카다피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설명했다.

거리 곳곳에서는 시위대를 가득 태운 트럭들이 눈에 띄었고 중앙광장 인근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카다피의 혁명지침서인 ‘그린북(Green Book)’을 형상화한 동상을 파괴하기도 했다.

◆유혈 참극

무차별 진압으로 수도 트리폴리 곳곳에는 시위대의 시신이 나뒹굴고 있으며 겁에 질린 주민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리비아인과 외국인 용병으로 구성된 친정부 민병대가 도심 곳곳에 배치돼 거리를 봉쇄하고 건물 옥상에서 사격을 가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용병들의 국적은 알 수가 없지만 일부 용병들은 프랑스 말을 했다.

한 주민은 민병대가 구급차를 포함해 움직이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실탄을 발사하고 있어 부상자들이 거리에 버려진 채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거리를 장악하거나 건물 옥상에 주둔한 특공대가 시위대에 발포했다고 전했다. 트리폴리 주민들은 거리에 나온 사람은 누구나 사살하겠다는 카다피 지지세력의 경고에 겁을 먹고 하루종일 집에 숨어 있었다. 무프타 알 아레이디(55)는 “벵가지는 우리가 장악했지만 카다피는 이제 트리폴리를 공격하고 있다. 트리폴리에서만 250명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탈출 러시

각국 정부의 자국민 철수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국은 군용기와 페리, 군함을 투입해 자국민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AP와 AFP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은 전세 페리를 동원해 23일 해상을 통한 소개 작전에 나서기로 했다. 리비아에 있는 이집트인 150만명 중 상당수도 탈출 행렬에 가세했다. 튀니지인 3만여명도 리비아 서쪽 국경을 넘어 탈출했다. 터키는 자국민 3000명을 태울 페리 2척을 벵가지로 보냈다. 프랑스는 비필수 인력을 리비아에서 출국시키기로 하고 이날 공군기 3대를 트리폴리로 급파했으며 영국은 전세기와 함께 해상 소개에 대비해 해군 전함 HMS 컴벌랜드호를 배치했다. 독일은 국적항공사 루프트한자 여객기와 군용기 2대를 보내 자국민 400명을 철수시키기로 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150명 정원의 공군 수송기와 해군 프리깃함이 리비아로 출발했다. 중국 정부는 전세기를 파견하는 한편 북아프리카 부근에서 조업 중인 선박과 어선들을 리비아 인근 지역으로 보내 생필품 및 의료품 운송과 3만3000여명의 자국민 철수를 지원하도록 했다.

김기홍 선임기자, 연합뉴스 kimk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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