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前청장도 "아내가 경거망동…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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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그림을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상률 국세청장이 일본 교토 출장을 마치고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공항=이제원 기자 |
청와대 관계자는 “사안 자체가 복잡하지 않은 만큼 단기간에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해 이미 경위 파악에 나섰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중 한 청장이 차장 시절 전씨에게 고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건넸는지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경위 파악 결과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의혹 관련 자료를 넘겨받을 경우 통상 절차에 따라 수사할 방침이다.
한 청장은 이날 오후 일본 출장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전 전 청장을 만난 적도, 그림을 본 적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성동구치소에 수감 중인 전씨를 면회한 박영화 변호사도 “전 전 청장은 (한 청장 부부와) 따로 식사하지 않았다. 그림을 받았는지, 집에 있었는지, 매각을 의뢰했는지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또 “전날 면회 때 부인에게 ‘왜 이런 일을 저지르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책했다고 들었다”면서 “옥바라지에 지친 부인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옛 국세청 조사를 남편이 했다고 현 청장이 말한다는 유언비어에 격분해서 경거망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말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한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을 제기한 서울 종로구 평창동 G갤러리 홍모 대표의 남편이자 국세청 고위 간부인 A씨는 ‘인사 불이익에 따른 보복성 폭로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집사람이 마치 무슨 의도를 갖고 상납을 폭로한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 우려스럽다”면서 “인사에 불만이 있는 건 당연하지만, 그 문제와 그림 문제는 완전 별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림을 팔아 달라고 맡기면 화랑은 당연히 진품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 그 출처를 물어본다. 그렇게 해서 출처가 알려진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씨의 부인 이모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06년 당시 이명박 대선 출마예상자와 그 친인척을 뒷조사하고 그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남편은 그 일과 무관한데도 국세청 사람들이 모든 것을 남편에게 뒤집어씌웠다”고 주장했다.
이돈성·임정빈·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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