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미술계가 불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기획하고 있는 중저가 그림 시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이번 사건이 일어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소품 위주의 선물용 그림을 판매하는 토포하우스는 지난해 문을 열었지만 12일 이후 단 한 점의 작품도 팔지 못했다. 갤러리 대표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는 그림이 ‘뇌물’로 비쳐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가 그림 대신 신인 작가를 발굴해 전시를 열고 있는 두아트, UNC갤러리 등도 수요층이 움츠러들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의 한 갤러리 관계자는 “콜렉터들이 소장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지인에게 줄 선물을 위해서도 그림을 구입하기도 한다”며 “이번 일로 선물용 시장이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술계 관계자도 “‘빨래터’ 위작 의혹이라든가 뇌물 의혹 등 미술계에 소란스러운 일이 자꾸 일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미술경영연구소 김윤섭 소장은 “이 사건의 본질은 정부 고위직들 간의 개인적인 치부인데 마치 이 사건이 미술품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 본말이 전도됐다”며 “마치 전체 미술계 관행인 것처럼 보일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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