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잇단 산업재해 사고로 신규 인프라 사업 수주 활동을 잠정 중단하면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컨소시엄에서도 빠지기로 했다. 당초 컨소시엄을 이끌던 현대건설이 공사에 불참하기로 한 데 이어 컨소시엄 내 주요 건설사 중 하나였던 포스코이앤씨도 탈퇴하는 것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는다. 송치영 신임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당장의 경영 성과보다 가장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인프라 사업분야 신규 수주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당초 포스코이앤씨는 컨소시엄에서 13.5%의 지분을 보유하며 현대건설, 대우건설에 이어 지분율 3위였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이 컨소시엄과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컨소시엄이 공기 연장을 요구하자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했다. 컨소시엄 주관사인 현대건설이 지난 5월 향후 공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지분율 2, 3위인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행보가 주목받았는데, 포스코이앤씨마저 빠지게 된 셈이다. 이 컨소시엄은 앞선 부지조성공사 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한 업체였다.
대형사 두 곳이 빠지면서 향후 컨소시엄 구성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토부는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3곳까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공동 수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10대 건설사 중 일부 업체는 가덕도신공항 공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차질을 빚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공사의 향방이 결국 국토부가 공기 연장 등 사업 조건을 변경할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현대건설이 “공항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와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하다”고 밝히며 사업에서 손을 뗐을 만큼 이번 공사의 난도가 높아 기존 조건으로는 사업 참여가 쉽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대우건설이 기존 컨소시엄을 정비해 사업을 주관하는 역할을 맡을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입찰 조건이 나오지 않아 주관사로서 참여 여부를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공사 기간, 공사비 등 사업 조건이 완화된다면 거가대교, 광안대교 등 국가 인프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설사로서 책임감, 사명감을 갖고 주관사로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날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정지에서 공항건설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고 “충분한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하면서도 신속하게 재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서 결정한 일이니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현명한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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