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막을 내린 제6차 세계국회의장회의(IPU·Inter-Parliamentary Union)는 국제 의회외교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특히 올해 4월, 설립자 한학자 총재의 평화비전에 동의한 세계 40개국 국회의장단이 함께 출범시킨 국제국회의장회의(ISC·Inter-Parliamentary Speakers’ Conference)는 국회 주도 국제기구로서 이번 회의에 참석해 세계평화와 의회외교 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그리고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오늘날 국제 정세를 타개할 수 있는 평화를 위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제네바 회의에서 ISC 초대의장인 유사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상원의장은 “각국 의회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인류 공동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협력한다면 지속가능한 평화가 실현될 수 있다”며 ISC 설립자 한학자 총재의 평화비전을 바탕으로 한 의회외교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각 국가 간 외교가 자국 중심주의로 한계를 드러내는 현실에서, 민의에 귀 기울이는 의회 지도자들이 주도하는 국가 간 대화와 협력은 자유와 정의, 인권과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새로운 외교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ISC 공동준비위원장국인 말레이시아가 태국과 캄보디아 간 최근 무력 충돌을 중재하며 거둔 성과였다.
조하리 압둘 말레이시아 하원의장은 이 성공 사례를 직접 소개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었다. 조하리 압둘 의장은 “지난 4월 11일 한국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된 ISC 창립총회에 공동준비위원장으로 참여하면서 대한민국의 휴전 모델을 깊이 연구할 수 있었다”며 “한반도에서 7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정전체제가 어떻게 평화를 지켜왔는지 배울 수 있었고, 이것이 태국·캄보디아 분쟁 해결에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ISC의 평화중재 정신에 입각해 태국·캄보디아 양국 정부와 의회 지도부 간 지속적인 대화 채널을 구축했으며, 대한민국 휴전 모델에서 배운 ‘대화를 통한 평화 유지’ 원칙을 적용하여 수십 년간 지속된 국경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인도·파키스탄 간 4일간의 군사적 갈등이 평화적으로 해결된 것은 길라니 의장이 파키스탄 정부 내에서 ‘대화를 통한 평화 해결’원칙을 실제 외교에 적용한 또 다른 사례이다.
4월 22일 파할감 테러 공격으로 촉발된 인도·파키스탄 갈등은 5월 7일 인도의 미사일 공격으로 본격화되었으나, 양국 간의 협의를 통해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길라니 의장은 “평화는 대화를 통해서만 이뤄진다”는 한 총재의 평화 비전을 외교 현장에 적용하여 양국 간 갈등이 확전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비전과 실질적 성과를 놓고 볼 때, ISC에 속한 40여 개 회원국들은 한학자 총재를 ISC의 특별회원이자 설립자로 공식적이고 특별한 지위로 인정한다. 이는 단순한 명예적 예우를 넘어 한 총재의 평화사상이 실제로 각국의 의회외교 정책과 지역갈등 해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국제적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극복할 상생의 지혜가 요청되고 있다. 특히 의회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기관이며, 국회의장은 민의를 대표한다. 이들이 국경을 넘어 함께 만나 대화하고 협력하는 자리는 그 자체가 평화를 설계하는 외교의 장이 될 것이다. ISC는 다가오는 11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국회의장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ISC는 설립자의 평화 비전에 기초해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을 위한 의회 간 협력 증진에 힘써 세계평화의 새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에크낫 다칼 국제국회의장회의(ISC)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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