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민 과반수가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 여론조사 전문 회사 갤럽이 이달 초 실시해 7일(현지 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협상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69%로 나타나 ‘승리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응답(24%)를 크게 앞섰다. ‘잘 모름’과 응답 거부는 7%였다.

2022년 조사에서는 ‘승리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가 73% ‘빠른 협상을 통한 종전’이 22%였는데, 3년 만에 정반대 구도가 된 것이다.
갤럽은 “외교적 노력이 동력을 얻으면서 전쟁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지지는 지역이나 인구 통계집단과 무관하게 꾸준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나 갈등은 거의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12개월 내 전쟁이 종식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25%가 ‘가능성 있다’를, 68%가 ‘가능성 낮다’를 선택해 비관론이 우세했다. 특히 ‘매우 가능성이 높다’는 5%에 그친 반면 ‘매우 가능성이 낮다’ 응답은 34%에 달했다.
미국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크게 악화됐다. 응답자의 73%가 미국 역할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미국 리더십 지지’ 응답은 16%에 그쳤다.
2022년 조사에서는 ‘미국 지지’가 66%에 달했으나 2023년 53%, 2024년 40%로 감소하다가 올해는 16%까지 떨어졌다. 갤럽은 “트럼프 대통령 복귀 이후 키이우와 워싱턴간의 긴장이 고조됐고, 2022년 워싱턴이 쌓아올린 호의는 모두 사라졌다”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가 향후 10년 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수 있다고 보는 응답자는 32%로 2022년(64%)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3%로 2022년(12%)의 약 3배로 늘었다.
갤럽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우크라이나 국민은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지만 곧 끝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외교적 노력이 지연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사회의 미래는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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