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중심으로 ‘덕질 문화’와 ‘팬슈머(Fansumer·팬+소비자)’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캐릭터 상품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캐릭터에 열광하고 직접 소비로 이어가는 팬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유통업계 전반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4 캐릭터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81.5%)이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89.6%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88.2%로 뒤를 이었다. MZ세대가 캐릭터 소비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백화점, 외식 프랜차이즈, 편의점, 생활용품 업계 등은 유명 IP(지식재산권)와의 협업을 마케팅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매장 유입과 매출 상승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글로벌 아트 토이 전문 브랜드 ‘팝마트(Pop Mart)’와 함께 글로벌 투어 전시 ‘HELLO, MOON’을 열고, 아트 토이 팬층을 겨냥했다. 전시에서는 팝마트의 대표 캐릭터 ‘몰리(MOLLY)’ 시리즈 중 우주 콘셉트의 확장판인 ‘메가 스페이스 몰리(MEGA SPACE MOLLY)’를 소개하며,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한정판 피규어와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파생상품도 함께 공개됐다.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달과 나의 이야기’ 스토리보드 작성 이벤트, 우주 항공샷 콘셉트의 포토존 등은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글로벌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협업은 총 3가지 테마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시리즈마다 새로운 음료 메뉴와 MD(기획 상품)가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첫 번째 에피소드는 ‘영혼의 꽃’ 스킨 세계관을 바탕으로 보라빛 콘셉트의 음료 2종을 출시했다. 여기에 등장 캐릭터인 애쉬, 케일, 모르가나가 그려진 키링을 함께 선보이며 LoL 팬층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네이버 인기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좀비딸)’과 협업해 캐릭터 간편식 3종을 출시했다. 웹툰 원작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개봉일에 맞춰 ‘좀비딸 로스팜계란볶음 삼각김밥’과 ‘좀비딸애용이 애플·치즈냥 샌드위치’가 출시되었고, 관련 제품 구매 시 모바일앱 스탬프 적립을 통해 ‘네이버웹툰 쿠키’ 10개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생활용품 브랜드 락앤락은 글로벌 캐릭터 ‘스누피’로 유명한 피너츠(Peanuts)와 협업해 ‘피크닉 컬렉션’과 ‘데일리 컬렉션’을 출시했다. 총 11종으로 구성된 이번 신제품은 락앤락의 베스트셀러 제품에 스누피와 친구들의 일러스트를 더해 실용성과 소장가치를 동시에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인지도 높은 캐릭터 IP는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매장 방문과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 인기 IP 간의 협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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