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일반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서울지역 초·중학교의 전출률은 그렇지 않은 학교에 비해 최대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4월 기준으로 다문화 학생 비율이 20% 이상인 서울 초·중학교는 21개교였다. 이들 학교의 전체 학생 수는 9461명이었는데, 760명이 전학을 가 전출률이 8%에 달했다. 같은 기간 서울 초·중학교의 평균 전출률은 4.9%였다.
이런 현상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2015년 다문화 학생 비율이 20% 이상인 학교의 전출률은 8.4%로 전체 평균(4.9%)의 1.7배였고 2016년엔 7.5%로 평균(5.1%)보다 1.5배 높았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을수록 전출률도 더 올라갔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30% 이상인 서울 5개 학교의 전출률은 2015년 10.8%, 지난해 11.5%, 올해 11.0%를 기록했다. 3년 연속으로 서울 일반 초·중학교 전출률의 2배를 웃돌았다.

이들 학교의 전출률이 높은 이유가 뭘까. 한국인 부모들이 ‘다문화 학생이 많은 학교는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자녀의 안전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광진구 B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경우 다문화 학생이 많으면 자녀가 친구를 사귀거나 공부하는 데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 밀집지역 학교의 ‘게토’(소수 인종이나 종교집단이 외부와 격리돼 거주하는 지역)화를 막기 위해서는 다문화 학생에 대한 인식과 일방적 지원 중심의 정책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원진숙 서울교대 다문화교육원장(국어교육과 교수)은 “다문화 학생은 두 개의 언어와 문화라는 남다른 자산을 가진 미래 인적자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민섭·김주영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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