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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논란... ‘기생충’으로 본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의 이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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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0 17:09:39 수정 : 2020-02-10 17: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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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수상하며 아카데미의 역사를 새로 썼다. 아시아계 영화가 아카데미의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 각본상을 수상한 것은 아카데미의 92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감독상을 받은 것도 아시아계로서는 대만 출신 이안 감독 이후 최초다.

 

이렇듯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아카데미에서는 새로운 사건과 이변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그중에는 ‘기생충’의 수상처럼 새로운 역사를 쓴 참신한 사건도 있지만, 석연치 않은 논란을 만든 충격의 이변도 있었다. 이에 2016년 영국 BBC방송은 ‘역대 아카데미 10대 이변’을 선정해 소개한 바 있다.

 

2000년 봉준호 감독 이전에 아시아계 최초로 감독상을 받은 이안 감독은 작품상을 놓치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은 작품상 수상이 거의 유력시됐으나, 결국 상은 ‘크래쉬’에 돌아갔다.

 

이에 미국의 매체들은 아카데미에 ‘작품 보는 안목 좀 키우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당시 LA 타임스의 영화평론가 케네스 투란은 “‘나이 많은 백인들’이 아카데미의 투표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당시는 조지 W. 부시 정권의 보수적 가치가 우세하던 시절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전형적인 미국 남성성의 상징인 카우보이가 ‘매력적인 게이’로 등장하는 로맨스물에 표를 던지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뽑히는 고전 ‘시민 케인’도 이변과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무려 9개 부문 후보로 올랐던 이 영화는 결국 각본상 한 개를 가져가는데 그쳤다. 당대의 언론재벌이었던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시민 케인’이 자신을 풍자하는 영화라는 것이 못마땅해 지속적인 방해공작을 펼쳤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는 개봉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흥행과 수상 모두 참패했고, 이 사건은 최악의 아카데미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제71회 아카데미에서 고배를 마신 것도 여전히 회자되는 이변이다. 최고의 전쟁영화로 꼽히며 최우수작품상이 유력했지만 정작 상을 탄 것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였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감독상을 포함한 5개 부문을 차지하고도 작품상을 놓치는 바람에 씁쓸함을 삼켜야 했다. 아카데미에서 상복이 없기로 유명한 스필버그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쉰들러 리스트’가 유일하다.

 

이외에 BBC가 언급한 아카데미의 이변은 혹평을 받고도 상을 휩쓴 ‘브레이브 하트’, 주요 상을 다 받고 감독상만 놓친 ‘대부’, 역대 최악의 도난사건에 비교될 정도였던 ‘스타 탄생’ 주디 갈란드의 여우주연상 수상 실패,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8개의 상을 독식했지만 남우주연상을 놓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이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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