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섬을 제외한 전국 전 지역에 폭염특보가 처음으로 내려졌다. 이날 오전부터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무더위의 기세가 거침이 없었다.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2008년 이후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건 처음이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연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가급적 야외활동은 자제하고 물을 평소보다 자주 섭취해야 한다. 실내에서는 햇볕을 막아주고 통풍이 잘되도록 환기도 필요하다.
전국 곳곳에서도 올해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특히 경북 영천은 39도까지 오르면서 올해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올해 최고기온을 기록했던 경북 경주의 38.2도를 하루만에 넘어선 것이다. 서울도 36.4도로 올해 최고기온을 찍었다.
이번 폭염의 원인은 약 5㎞ 상공으로 우리나라에 중심을 둔 고기압이 위치하면서 대기가 안정화돼 구름이 적고 지면 가열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면이 뜨거워진 상태에서 낮 동안의 강한 일사에 의한 가열이 더해지면서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소식에 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은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가 '부메랑'처럼 이상 기후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깊은 우려를 표했다.
A씨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봄·가을은 짧아지고, 여름·겨울은 길어진 것 같다"면서 "열대야 때문에 밤에도 매미가 울고 해마다 더위가 심해진다"고 걱정했다.
B씨는 "도심 개발로 나무가 사라지고 건물만 많아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서 더욱 더워진다"며 "자동차도 너무 많아 대기오염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C씨는 "덥다고 외출하지 말라고 (정부가) 재난문자를 보낸다. 집에서는 전기요금 때문에 에어컨도 제대로 못 트는데, 안에서 쪄 죽으나 밖에서 쪄 죽으나 같다"고 하소연했다.
D씨는 "아침부터 노부모님과 아이들이 축 늘어져서 선풍기 앞에만 앉아 있는 것 보고 출근한다"며 "가족들은 그야말로 축사에서 사는 것과 다름없이 살고 있다. 누진제 때문에 에어컨 안 켜고 버티는 것 보면 짠하다"고 토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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