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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짜리 연구장비로 참기름 짠 연구원

입력 : 2015-04-29 19:46:03 수정 : 2015-05-18 16: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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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명절선물 만들려고…납품 가장해 원료·포장 조달…연구비 6200만원 유용 생산…이재의 前 원장 등 20명 입건 전남도 산하 전남생물산업진흥원 나노바이오연구원 이재의 원장은 2011년 8월 김모 팀장에게 명절 선물용 참기름을 생산하라고 황당한 지시를 내렸다. 이에 김 팀장은 연구원 11명과 함께 참기름 생산에 들어갔다.

이들은 연구개발 목적으로 설치된 25억원 상당의 초임계 추출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 초임계 추출기는 효율이 탁월해 원장이 지시한 참기름을 뽑아내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연구원들의 일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참기름 원료와 포장재를 구입할 때는 마치 과학기자재를 납품받은 것처럼 ‘가장거래’를 이용했다. 나노연구원은 업체로부터 전남산 참깨와 오동나무 상자, 수축필름 등을 납품 받으면서 허위 지출품의서를 작성했다. 과학기자재를 구입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

연구원들은 명절 때마다 초임계 추출기를 이용해 참기름 300∼500병을 생산했다. 오동나무 상자로 참기름 선물세트를 만들어 이 원장에게 전달했다.

이 원장은 ‘나노바이오 연구원 원장’ 명의로 지인 등 200명에게 참기름 선물세트를 보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0월까지 무려 4년간 설과 추석 명절에 이 같은 참기름 세트를 선물했다. 참기름 선물 세트를 만드는 데 연구비 6200만원이 유용됐다.

이 원장은 김 팀장 등 나노연구원 관련자들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10회에 걸쳐 모두 2100만원을 받았다. 김 팀장은 과학기자재 납품업자로부터 독점납품을 주는 대가로 2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이 원장은 지난 1월 광주시장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경찰 내사가 진행되자 지난달 사표를 냈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기자재 납품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이 원장과 연구원 13명, 업자 4명 등 모두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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