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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취업자수 늘리기 급급… 엉뚱한 곳서 일하는 부작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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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4-03 06:00:00 수정 : 2015-04-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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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희 경기대 교수
“동남아·남미 등 ‘기회’ 많아, 진출 국가도 다양화해야”
청년에게 해외취업은 바늘구멍이다. 부푼 꿈을 안고 해외로 날아간 청년들은 허드렛일만 하다 빈털터리로 귀국하기 일쑤였다. 청년의 가슴은 멍이 들 대로 들었고 절망감만 켜켜이 쌓여갔다. 정부가 10년 넘게 많은 혈세를 쏟아부으며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지만 허사였다. 어떻게 하면 해외취업의 길이 시원스레 뚫릴 수 있을까. 분명 해외취업은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는 청년실업 대란을 타개할 수 있는 길임에 틀림없다. 이제 정부와 청년, 전문가들이 서로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야 할 때다.


“해외취업 사업은 양과 성과보다는 질에 신경 써야 합니다.”

강순희(사진) 경기대 교수(경영학)는 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해외취업정책의 목표 자체가 과잉 설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해외취업 정책이) 청년 일자리 대책이다 보니 그동안 취업 성과가 강조돼 (해외에 나간 청년들이) 허드렛일을 하거나 엉뚱한 곳에서 일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해외 취업이 쉽지 않은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정책을 시작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청년들을 보내는 나라도 청년실업이 문제이기 때문에 우수한 외국인력이 들어왔다고 해서 좋은 일자리를 내줄 환경이 아니다”라며 “언어와 문화 장벽을 극복하고 기술·기능을 충분히 갖추고 해외에 나가도 어렵다”고 말했다. 청년실업 돌파구로 무작정 청년들을 해외로 보내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취업자를 늘리는 성과보다는 해외 경험을 쌓아 글로벌 마인드를 키워 활용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강 교수의 해법이다. 강 교수는 “청년들이 해외에 나가 제대로 된 경험을 쌓고, 이를 통해 창업이나 취업 기회를 국내외에서 갖도록 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해외 경험을 통해 비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오는 해외 경험을 하면 알찰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진출하는 나라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뒤따랐다. 그는 “청년들은 선진국을 가고 싶어하지만 선진국은 기술인력이 들어오려고 할 경우 기준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기회는 개발도상국에 많다”며 “동남아나 아프리카, 남미 쪽이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외기업과 해외진출 희망자 중 옥석을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강 교수의 생각이다. 청년들을 일단 내보내 놓고 중간에 돌아오는 사람들을 의지가 없다고 지적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해외 진출에 대한 열망이 강한 사람만 보내 실패를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숫자 채우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취업할) 기업 선별을 꼼꼼하게 하고 사후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생활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대한 의욕이 있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청년들을 선발한 뒤 사전교육을 철저하게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태 기자 shr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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