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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예술인 메카' 만들어 비장애 예술과의 격차 깬다

입력 : 2015-01-04 20:48:32 수정 : 2015-01-05 01: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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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장애 예술인 정책’ 핵심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5년 역점 과제로 꼽은 장애 예술인 관련 정책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장애 예술과의 격차 해소’다. 이는 장애 예술인에 대한 지원 규모를 늘리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비장애 예술을 지원하는 정책의 혜택까지 장애 예술인이 ‘공유’할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다. 문체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장애 예술인 지원에 쓰는 돈의 전체 액수는 2014년과 비교할 때 20% 가까이 늘었다. 그 가운데 절반 넘는 금액이 4월 서울 대학로에 문을 여는 ‘장애인문화예술센터’ 운영비로 쓰일 예정이다. 한마디로 문화예술센터 운영 성과에 올 한 해 장애 예술인 지원 정책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 사실상 처음 들어서는 시설인 만큼 장애 예술인 지원의 성공적 모델로 꼽히는 일본의 ‘민들레의 집’과 독일의 ‘유크레아’(EUCREA)를 적극 참조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세계일보의 ‘문화융성 시대, 장애인 예술을 말하다’ 시리즈 보도를 계기로 올해 장애·비장애 예술 격차 해소 등을 통해 장애 예술인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송년 특별공연 무대에 오른 장애인 무용단 ‘빛소리친구들’의 공연 모습이다.
빛소리친구들 제공
◆장애·비장애 격차 해소… “부족한 예산 해결”


지난해 7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사장 김형태)은 장애 예술인 2명과 공예품 납품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체장애 1급 장애인으로 자수공예품을 만드는 이정희 작가는 이를 통해 전통자수 테이블 매트를 포함한 공예품 4종을 전시하고 판매까지 할 수 있었다. 이 작가는 “개인 자격으로, 더군다나 장애인의 몸으로 내 작품을 널리 알리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 “박물관문화재단과의 협약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례는 장애 예술인 지원을 위한 예산을 따로 편성한 게 아니고, 기존 비장애 예술인 지원에 쓰던 금액 일부를 장애 예술인 쪽으로 돌렸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비장애 예술인 지원 정책을 집행함으로써 장애 예술인을 지원하는 효과를 냈다. 문체부는 “비장애 예술인을 위한 정책을 활용해 장애·비장애 예술의 격차 해소에 기여한 성공적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올해 장애 예술인 지원액은 10억원 이상 늘었으나, 전체 1만명으로 추산되는 장애 예술인 모두가 그 지원을 체감하기란 어려운 노릇이다. 문체부는 “장애 예술인을 위한 예산을 단기간에 늘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박물관문화재단의 이 작가 지원 사례에서 보듯 기존 비장애 예술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실질적인 예산 증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세계일보가 소개한 외국 사례 적극 참고할 것”

올해 대학로 문화예술센터 건립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158억원이지만, 이 가운데 대부분은 건물 매입비이고 인건비 등 운영비는 8억원에 불과하다. 국회의 예산 심의에서 운영비가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수 문제로 (예산이) 많이 깎였다”면서 “일단 급한 문제부터 우리 예산으로 해결하고, 부족한 부분은 다른 재원을 통해서라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문화예술센터가 장애 예술인들의 교류의 장을 넘어 국내 장애인 예술의 실태를 조사하고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함은 물론 관련 사업의 집행까지 담당하는 ‘장애 예술인의 메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장애인 예술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공연시설 확충과 운영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향후 문화예술센터 운영 과정에서 일본의 ‘민들레의 집’과 독일의 ‘유크레아’가 모델이 될 전망이다. 세계일보는 지난해 ‘문화융성 시대, 장애인 예술을 말하다’ 시리즈 기사를 통해 두 단체의 활약상을 구체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민들레의 집’은 지역사회, 기업들과 함께함으로써 장애 예술인들에게 자립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유크레아’는 장애 예술인이 비장애 예술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인프라 구축에 앞장섰다. 문체부 관계자는 “세계일보가 소개한 두 단체와 비슷한 역할을 문화예술센터가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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