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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배에 우리 아이들 있는거냐”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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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4-16 18:51:11 수정 : 2014-04-17 02: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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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단원고 학부모들 발동동… 구조자 380명→164명에 절망
가족들 “정부는 뭘 했나” 항의… 학교측 사고 늑장연락에 분통
16일 진도군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의 생존자들이 모인 진도 실내체육관은 눈물바다였다.

오후 들어 탑승객 가족들이 하나둘 도착하기 시작했고, 생존 상황을 확인하지 못한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울음을 참지 못했다.

안산 단원고 박예슬양의 어머니는 “10시10분쯤 통화할 때, (딸이)‘배가 충돌해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 말라’ 했는데 생존자 명단에 없다. 우리 딸 어디 갔느냐”며 오열했다.

가족들은 “실종된 탑승객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이동진 진도군수의 말에 절망했다. 이들은 “완전히 가라앉은 여객선 안에 우리 아이들이 있는 거냐”며 진도군 관계자에게 물은 뒤, “그렇다”는 대답에 거세게 항의했다. “정부는 뭘 했느냐, 중앙부처 책임자 나오라”며 고성을 질렀다.

오후 4시35분 해경이 380여명이었던 구조자 수를 164명으로 정정하자 가족들은 “뭐가 진실이냐”, “200명은 도대체 어디로 간거냐”며 격렬하게 따졌다. 구조된 학생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말이 없었다.

물병 맞은 鄭총리 정홍원 국무총리가 17일 새벽 세월호 침몰 가족들이 있는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하자 정부의 구조대책을 촉구하며 누군가 던진 물병에 맞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사망자와 구조자가 이송된 목포 한국병원도 침통한 분위기였다.

세월호 안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송지철(19)군은 함께 일하던 친구 3명 중 2명의 생사를 알지 못해 애를 태웠다. 한 탑승객 가족은 기자에게 “제발 우리 딸 좀 찾아 달라”며 매달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확인된 사망자 4명은 모두 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단원고 측의 사고소식 ‘늑장 통보’가 도마에 올랐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8시10분쯤 제주해경으로부터 ‘오전 8시30분 항구에 도착하기로 한 세월호와 연락이 안된다’는 통보를 받았고 오전 8시50분쯤 학생들과 함께 승선한 교감을 통해 ‘배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상황보고를 받았다. 이어 교감은 ‘배가 15도 정도 기운 상태로 정지돼 있다’ ‘해경이 출동했고 승선자 전원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알렸다.

학교 측은 오전 9시30분 경기도교육청에 전화로 사고 내용을 보고한 뒤 9시50분이 다 돼서야 학부모들에게 사고를 알리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배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교감의 연락을 받은 지 1시간여 만이다. 한 학부모는 “오전 9시30분쯤 아들과의 통화에서 사고 사실을 직접 들었는데 학교는 한참 뒤에야 통보했다”며 “학교는 교육청 등에 알리기 전에 학부모에게 가장 먼저 알렸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지난 14일 뇌수술이 잡혀 수학여행을 포기했다가 화를 면한 박모군은 이날 병실에서 사고소식을 접한 뒤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수술 때문에 함께 여행을 가지 못하는 자신에게 “수술 잘해라”, “나중에 보자”며 응원을 보냈던 친구들의 이름을 생존자 명단에서 찾을 수 없어서였다.

진도=한승하·오영탁, 목포=권이선, 안산=김영석·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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