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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농경지 복토사업 ‘오염 준설토’ 사용

입력 : 2013-09-02 20:20:52 수정 : 2013-09-02 20: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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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토 무단 반출 건설사, 폭로 협박 받고 1억 뜯겨
옥정지구 2년째 농사 망쳐… 농민들 관련자 수사 촉구
4대강 사업의 준설토를 반입해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한 뒤 2년째 염해 피해를 입고 있는 전남 나주 옥정지구에 ‘오염된 진흙’이 무단 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검 형사3부는 1일 옥정지구에 영산강 준설토를 공급했던 G건설사 대표 오모씨에게 불법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1억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이 회사의 전 공사부장 김모(55)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오씨에게 “영산강 살리기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된 진흙을 무단 반출한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G건설사가 하천 준설토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토사와 ‘1대1의 비율’로 섞어야 하고 탁도와 탈수처리 공정에서도 적정하게 배출량을 조절해야 하는데도 이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는 점을 약점 잡아 업체 대표를 협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가 김씨의 협박에 못이겨 거액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G건설사가 나주 옥정지구에 대한 불량 준설토 반출을 시인한 꼴이 됐다.

G건설사가 옥정지구 사업을 하면서 챙긴 공사비는 40억원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불법이나 부실시공 과정에서 관계공무원의 묵인이나 결탁, 직무유기 등이 있었는지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옥정지구는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 이후 2년째 산성토양에다 염해까지 겹쳐 지난해에 이어 올해 농사도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올해는 벼 이삭이 제대로 여물지 않는 백수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수확량 감소가 클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강산성 토양과 소금기가 많은 농경지에서 주로 발생하는 벼잎이 누렇게 시들어가고 뿌리 부분이 검게 썩어가는 피해 현상이 나타나 ‘오염된 진흙’이 반출된 것으로 보인다.

사업시행자인 농어촌공사가 올해 옥정지구 10필지에 대한 토양분석을 나주시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불량 준설토가 반입됐음이 확인됐다. 분석결과 적정 pH(수소 이온농도) 기준치는 6.0∼6.5인 데 반해 3.4∼5.5로 나타나 강한 산성 토양으로 확인돼 농사짓기에 부적합한 토양으로 분석됐다. 토양 염류농도(EC) 또한 2 이하여야 하는데 3.9∼4.6으로 두 배나 많은 것으로 분석돼 역시 농사짓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은 공사 감독관을 파견하는 등 사업을 발주한 전남도와 시행자인 농어촌공사 관계 공무원에 대한 감독소홀, 부실시공 묵인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8월 한국농어촌공사를 상대로 농경지 리모델링 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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