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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저고도 비행 왜?…충돌 전 '7초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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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7-08 18:38:58 수정 : 2013-10-10 13: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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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초 미스터리를 풀어라.’

아시아나항공 214편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충돌하기 직전, 7초 동안 2차례 경고 신호를 받고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 조종사들은 충돌 1.5초 전에야 사태를 파악하고 고도를 급하게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통상 3초면 항공기 재상승이 가능한데 관제탑의 경고를 받은 뒤 7초 동안 조종사들의 대응 매뉴얼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해독한 블랙박스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 기록에 따르면 항공기 꼬리 부분이 방파제에 충돌하기 7초 전까지는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에도 기체 결함, 활주로 접근 각도 이상 등에 대한 대화는 없었다. 그렇지만 사고기는 공항 활주로에 진입할 때 규정 속도보다 느리게 하강했고 고도 역시 낮았다. 관제탑은 충돌 7초 전에 “적절한 속도로 높이라”고 통보했다. 조종사들은 그제서야 “속도를 높인다(increase speed)”고 응답했다.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사고기가 활주로 진입 시) 상당히 느렸다(significantly slow)”며 “지금 몇 노트 정도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엔진이 천천히 돌았다(on idle)”고 밝혔다. 항공기 착륙은 보통 시속 137노트(253㎞)를 유지하는데, 이보다 속도가 낮으면 양력(유체 속의 물체가 수직 방향으로 받는 힘)을 받기 어려워 고도가 떨어지게 된다. 조종사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첫 번째 경고를 받고도 즉시 속도와 고도를 높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급기야 충돌 4초 전 조종간에 부착된 기내 경보장치(스틱 세이커)가 작동해 위기를 알렸다. 이때 조종석에서 처음으로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은 충돌 1.5초 전에야 착륙을 포기하고 항공기를 재상승(go around) 시키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고도를 높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전직 조종사 A씨는 “속도가 137노트인 비행기는 1초에 200m 정도 날아가는 만큼 1.5초에는 엔진 출력을 높여 재상승하기 어렵지만 3초 정도면 가능하다”며 “조종사들이 첫 번째 경고를 들은 7초 전에 속도와 고도를 제대로 잡았다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계기착륙시설(ILS) 고장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고 당시 ILS 중 비행기가 활주로에 접근할 때 활공각 장비가 고장났고, 연방항공청이 지난 6월1일부터 8월22일까지 사용할 수 없다고 공지한 상태였다.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ILS가 모두 꺼졌다 해도 항공기 컴퓨터에 접근각을 넣으면 착륙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육안에 의지해 착륙하다 사고가 났을 개연성은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샌프란시스코=박희준 특파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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