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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 신속탈출 시키느라 내 생명위협은 생각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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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7-09 11:04:31 수정 : 2013-07-09 11: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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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캐빈매니저 이윤혜씨 인터뷰
사고당시 꼬리뼈 골절상 입어, 대피 슬라이드 안쪽으로 펴져
보조기장 도끼 가져와 터뜨려, 기체 꼬리 파손 뉴스 보고 알아
현지 美소방국장 “그녀는 영웅”
“승객들을 신속하게 탈출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생명의 위협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 당시 신속하게 승객을 대피시켜 화제가 된 최선임 승무원(캐빈매니저) 이윤혜(40)씨는 7일(현지시간) 미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앤 헤이스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를 ‘영웅’으로 칭했다.

사고 당시 꼬리뼈 골절상을 입어 선 채로 기자회견을 한 이씨는 “착륙 당시 다친 것 같은데 승객들을 탈출시킬 때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착륙할 때 하드랜딩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크게 부딪치고 다시 한번 부딪친 뒤 좌우로 크게 흔들린 데다 (밖으로 터져야 하는 대피용) 슬라이드가 안쪽으로 터지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비상착륙 과정에서 승객들에 곧바로 대피 방송을 하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항공기가 정지된 후 기장의 생사를 확인한 뒤 기장에게 비상대피를 해야 되는지를 물었더니 기다리라고 해서 문을 닫고 객실로 이동해 동요하는 승객들에게 자리에 착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세 차례 착륙 안내방송을 마칠 무렵에야 기장이 비상탈출을 지시했고 이씨는 다른 승무원들과 평소 훈련받은 대로 비상탈출을 진행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홀리데이인 시빅호텔에서 아시아나항공기 214편에서 헌신적으로 승객을 대피시킨 이윤혜 캐빈매니저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충돌 때 비상탈출용 슬라이드가 안쪽으로 터지는 바람에 승무원 한 명이 깔려서 보조 기장이 도끼를 가져와 터뜨려 슬라이드를 폈다”며 “승객들이 모두 대피한 것을 보고 부기장과 일부 화재를 진압한 후 마지막으로 탈출했다”고 말했다. 꼬리 부분이 잘려나간 사실을 당시에는 몰랐고 나중에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울면서 구조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이씨는“후배 승무원이 무서워하는 초등학생 남자애를 안고 뛰었는데 아기가 잘 탈출하는 걸 보고 손님하고 같이 울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씨는 1995년 3월 입사한 19년차 승무원으로, 평소에도 캐빈매니저·그룹장으로 솔선수범한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5일 비상탈출 훈련을 받은 적이 있고, 2003년 창립기념일 우수승무원 포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총 14차례나 우수승무원으로 뽑혔다. 2000∼2003년에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김기환 기자, 샌프란시스코=박희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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