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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美 먼저 찍고… 공은 한국으로

입력 : 2011-10-13 09:00:27 수정 : 2011-10-13 09: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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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원 ‘비준안’ 처리 속전속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2007년 6월 30일 한·미 양국 장관이 공식 서명한 이래 4년3개월 동안 표류해 오다가 미국이 먼저 비준 절차를 마치면서 한국 국회의 통과만 남겨 놓게 됐다.

백악관이 지난 3일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이래 속전속결로 비준 절차가 진행돼 왔으며, 12일에 하원과 상원 전체회의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된다. 한·미 양국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 계획을 발표하고, 미국 의회 지도부와 의원들을 설득한 전략이 먹혀들었다.

미국은 일곱 번째 규모의 교역국인 한국과의 FTA가 이행되면 수출이 100억 달러가량 늘어나고 일자리 7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를 더하면 수출 증가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130억 달러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맥스 보커스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은 “세 FTA는 목장 주인, 농장 주인, 노동자, 기업 모두가 수익성 좋은 고속성장 시장에서 경쟁적 우위를 점하게 해줄 것”이라며 “FTA는 미국 경제에서 지금 바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산별노조총연맹(AFL-CIO) 등 노동계가 막판까지 이 협정의 비준을 저지하려 들었으나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 전미자동차노조(UAW) 등 핵심 이해당사자들이 한·미 FTA 재협상 과정에 깊이 개입해 이 협정안이 마련되기 전에 막후에서 동의를 했기 때문이다.

한·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한 상원 재무위에서는 11일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잠입해 기습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회의가 잠시 중단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저스트 포린 폴리시’(JFP) 등의 민간단체 회원 등이 신분을 감춘 채 회의장에 들어가 FTA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의회 경위들에게 곧바로 끌려나가 회의가 곧 재개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과 로버트 나이만 JFP 정책국장 간에 설전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2004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케리 의원은 청중석을 향해 “이들 협정은 미국에 일방적으로 매우 유리하게 체결됐고, 상대국들이 그동안 미국에 닫고 있었던 시장을 실제로 개방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케리 의원은 “이들 협정으로 미국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실제로 생긴다”고 역설했다.

청중석에 있던 나이만은 “그 얘기는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말했던 것과 다르다”고 응수했다. 그는 경위들에게 즉각 끌려나가지 않기 위해 최대한 낮은 목소리로 항변했다. 케리 의원은 “한·미 FTA를 통해 관세가 삭감돼 미국의 상품 수출이 100억∼110억 달러가량 늘어나게 된다”고 맞받았다. 나이만은 “수입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나이만은 이어 “노동자들은 당신을 지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당신은 노동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느냐”고 점잖게 훈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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