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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경계심 확산..식습관 변화 조짐

입력 : 2008-09-26 13:10:45 수정 : 2008-09-26 13: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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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 "먹을 게 없다" 식품 전반에 경계

홈쿠킹에 어린이들 용돈 줄이기도

전문가 "먹을거리 더욱 의심해야"
중국에서 가공된 유제품을 원료로 한 국산 과자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됨에 따라 먹을거리를 다루는 주부들 사이에 경계심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과자를 직접 만들어 먹거나 자녀가 몰래 과자를 사먹지 못하도록 용돈을 주지 않는 모습도 크게 늘고 있다.

미취학 어린이 2명을 둔 전업주부 박모(30)씨는 26일 "멜라민이 검출된 제품이 어떤 것인지 발표됐지만 다른 식품도 안전하다는 건 확인되지 않았다"며 "먹을 것이 모조리 없어졌고 과거에 아무 생각 없이 먹었던 것들 때문에 찝찝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부터 우리 아이들에게는 과자를 전혀 주지 않고 있다"며 "남편에게도 과자를 사들고 들어오지 말라고 했고 애들이 다니는 놀이방에서도 간식으로 밖에서 사온 과자를 내놓지 말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신모(38)씨도 유아원에 다니는 2명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1명이 탄산음료나 과자를 사달라고 조르면 가끔 사줄 정도로 자녀의 군것질에 관대했지만 `멜라민 파동'이 불거진 뒤에는 태도가 급변했다.

신씨는 "웬만하면 먹고 싶은 걸 먹도록 하는데 이제 더는 기성제품을 믿을 수 없게 됐다"며 "재주는 별로 없지만 집에서 과자를 만들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해서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섭취하는 식품의 성분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영아가 있는 주부들 사이에서는 분유를 먹이다가도 뒤늦게 젖을 물리려고 하는 이들도 눈에 띄고 있다.

출산휴가 중인 윤모(32.여)씨는 "멜라민이 인체에 바로 큰 해를 끼치는 독성물질은 아니란 사실을 알고 있지만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며 "과자를 골라 먹고 내 몸을 아껴가면서 아기에게는 좋은 성분만 전하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유명 제과회사에서 만든 검증된 과자까지도 불신을 받는 만큼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 파는 `불량식품'이나 지하철 역사 등지에서 무조건 1천원씩에 파는 초콜릿과 버터과자 등은 바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최모(34.여)씨는 "아이가 등교할 때마다 1천원씩 주곤 했는데 군것질을 하는 것 같았다"며 "멜라민이 든 과자가 발견됐다고 해서 가슴이 철렁했는데 애들이 사먹는 불량식품은 더 안심할 수 없다. 이제는 용돈을 주지 않고 집밖에서 먹는 간식도 집에서 싸줄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민모(33)씨는 "지하철 역사에서 포장이 근사한 외국산 과자들을 팔고 있는데 애초부터 좋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요즘에는 더 그렇게 됐다"며 "뭐가 들어갔는지 모르는 판국이라서 이제는 사는 사람은 물론이고 기웃거리는 사람도 없는 모습이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식품안전 문제와 관련한 대중의 경계심은 바람직한 현상이며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때까지 의심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건국대 축산식품생물공학과 윤여창 교수는 "멜라민은 성인보다 유아에게 위험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군것질을 함부로 못하게 해야 하고 부모도 식단을 짤 때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불량식품'은 대다수 값싼 중국산 원료를 대량으로 들여와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나아가 "현재 당국은 중국산 우유를 원료로 하는 식품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멜라민은 단백질 함량을 부풀리려고 눈속임으로 넣은 것이기 때문에 콩을 원료로 한 제품처럼 단백질이 강조되는 상품은 모조리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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