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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년간 꾸준한 질주… 주요 업체 중 최단기간 대기록 ‘위업’ [뉴스 투데이]

입력 : 2024-10-01 06:00:00 수정 : 2024-09-30 18: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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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누적 생산 1억대 달성

정주영 “도로는 혈관, 자동차는 피”
1967년 불모지서 車 산업에 첫발
포니부터 제네시스까지 성장 지속
친환경차·자율주행 등 변화 발 맞춰
“새 1억대 미래 향해 또 한걸음” 강조

“한 나라의 국토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도로는 혈관과 같고 자동차는 그 혈관 속을 흐르는 피와 같다. (…)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선대회장이 현대자동차를 설립할 무렵 했던 말이다. 1967년 12월 국내에서 불모지였던 자동차 산업에 첫발을 내디딘 현대차는 주요 완성차 업체 중 최단기간인 57년 만에 누적 차량 생산 1억대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정주영 선대회장의 혜안(慧眼)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해외 시장 진출과 함께 생산 가속도

30일 현대차는 9월 누적 생산 차량이 1억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날 1억1번째 생산 차량인 아이오닉5가 울산 출고센터에서 고객에 인도됐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창립 이듬해인 1968년 11월 울산공장에서 포드의 모델인 코티나를 생산하기 시작한 데 이어 1975년 국내 최초 독자 모델 포니를 양산하며 국내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포니는 1976년 국산 승용차 최초로 에콰도르 등 해외에 수출됐다. 이어 1986년에는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포니 엑셀이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에 수출됐다.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모델도 이 무렵 잇따라 출시됐다. 1983년 두 번째 독자 승용 모델 스텔라를 비롯해 쏘나타(1985년), 그랜저(1986년) 등이다.

국내 최초 독자 모델 포니. 현대차 제공

수출길 확장과 인기 모델들의 선전에 힘입어 현대차의 생산은 1986년 100만대를 돌파했고, 10년 뒤인 1996년에는 1000만대를 달성했다. 이후 1997년 튀르키예 공장 준공에 이어, 인도(1998년), 미국 앨라배마(2005년), 체코(2009년) 등 해외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본격화하며 2013년 누적 차량 생산 500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2015년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 N을 출시했고,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 등 전기차를 앞세워 성장을 거듭했다. 생산에 점차 가속도가 붙으며 2019년 8000만대, 2022년 9000만대를 차례로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이달 누적 차량 생산 1억대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1967년부터 2024년 8월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아반떼(1537만대)였고, 엑센트(1025만대), 쏘나타(948만대), 투싼(936만대) 및 싼타페(595만대) 등이 뒤를 이었다.

◆친환경차 등 경쟁력 이어간다

현대차가 누적 차량 생산 1억대 달성에 소요된 기간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가장 빠른 수준이다. 정 선대회장의 도전정신부터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 정의선 회장의 혁신으로 이어지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냈다는 평가다.

부품 회사인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정 명예회장은 1999년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그는 2001년 양재 본사에 ‘품질상황실’을 설치하고 세계 각국 고객의 불만 사항을 실시간으로 처리했으며, 불량을 대대적으로 줄이기 위해 글로벌 생산 공장마다 전수검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런 노력 끝에 2004년 뉴 EF쏘나타가 미국 JD파워의 품질 조사에서 현대차 최초로 1위에 오르는 등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현대차 연구개발의 산실인 남양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정 명예회장이다.

1세대 쏘나타. 현대차 제공

이어 자동차 산업의 대변환 시기인 2020년 취임한 정 회장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등 신기술에 투자를 집중하며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완성차 업계 ‘빅3’에 올려놓았다.

정 회장의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는 의지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과 출시로 이어졌다. 이를 적용한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들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지 영향력 있는 자동차 기관과 매체의 ‘올해의 차’ 등을 석권하며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다.

정 회장이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주도한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출범 이후 7년10개월 만인 지난해 8월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떠오른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현대차는 2011년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들었고,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년 1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전동화의 양대 축인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승용 수소전기차 분야 누적 판매량 1위를 달성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 글로벌 차량 생산 1억대 달성 기념행사를 열고 1억1번째 생산 차량인 아이오닉5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1억1번째 생산된 아이오닉5는 57년간 축적해 온 자산을 바탕으로 전동화 시대 새로운 1억대의 시작을 알리는 첫 발걸음을 내디딘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차는 과감한 도전과 집요한 연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로서 새로운 1억대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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