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를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7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웨이저자 TSMC 이사회 의장(회장), 임원들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함께 자리했다.
TSMC 이사회는 장중머우(모리스 창) 창업자 퇴진 이후 류더인 회장과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던 웨이 최고경영자(CEO)를 지난 4일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최 회장은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6세대 HBM인 HBM4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TSMC와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성능 향상을 위해 베이스 다이 생산에 TSMC의 로직 선단공정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HBM4를 2025년부터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첨단 패키징 공정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술 결합도 최적화하고, HBM 관련 고객 요청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최 회장은 TSMC 외에도 대만 IT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AI와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AI와 반도체 분야 글로벌 협력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을 정도로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글로벌 협력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SK는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나 양사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황 CEO와 찍은 사진과 함께 황 CEO가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고 적은 메시지도 공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한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5세대인 HBM3E 8단 제품을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인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SK하이닉스와 극자외선(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 및 차세대 EUV 개발 기술 협력에 뜻을 모았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최근 행보는 한국 AI 반도체 산업과 SK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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