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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 물가 상승률 꺾여…연준 빅스텝 전환 유력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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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14 09:34:16 수정 : 2022-12-14 09: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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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의 최악의 기록을 이어가던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풀 꺾였다는 통계가 나왔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씩 끌어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네 차례 연속 단행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 유력해 보인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EPA연합뉴스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1%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7.0%) 이후 최소폭 상승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3%를 밑돌며 물가 상승세가 확실히 꺾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꾸준히 상승해 지난 6월에는 9.1%를 기록했다. 7월 8.5%, 8월 8.3%, 9월 8.2%로 8%대 상승률을 이어오다, 10월 7.7% 상승하며 7%대 상승률로 내려 앉더니, 지난달에는 7.1% 상승률을 기록, 7%대 초반을 기록하며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11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상승해 역시 시장 전망치 0.3%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2%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근원 CPI 상승률 역시 전문가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1%, 전월 대비 0.3%)를 하회했다. 노동부는 전월 대비 0.2%의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최소치라고 전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지난달 물가 상승폭 하락에는 에너지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식료품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6%, 전월 대비 0.5% 각각 치솟았고, 에너지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13.1% 상승했으나 전월 대비 1.6% 감소했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2.0% 하락했다. 

 

외신들은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계획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했다.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했다. 

 

연준은 14일 오후 2시(한국시간 15일 오전 4시)에 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1월 물가 상승폭이 시장 기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높은 상황이다. 

사진=트레이딩 이코노믹스

연준은 지난 6월과 7월, 9월에 이어 11월까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4회 연속 단행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4차례의 자이언트 스텝을 거쳐 3.75~4.00%로 올라간 상황이다.

 

기준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FOMC 내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0.5%포인트 인상으로 속도 조절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연준이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9.4%,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20.6%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관련해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11월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바 있다. 

사진=CME fedwatch(미국 동부기준 13일 오후 3시 현재)

파월 의장은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상황이 일부 나아지고는 있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물가를 낮추기 위해 한동안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되, 인상 방침은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물가 상승률 발표 뒤 연설을 통해 “우린 해야 할 일이 더 많지만, 상황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주유소 휘발윳값은 1년 전보다 낮아졌고, 절반의 주유소는 갤런(3.78ℓ)당 3.09달러(약 4000원) 이하에 판매된다”며 “이는 소비자에게 쉴 틈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를 좌우하는 휘발유 가격은 지난 6월 전국 평균 갤런당 5달러(6500원)를 돌파했으나 최근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TV, 중고차, 장난감 같은 품목도 가격이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우리가 더욱 안정적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 우린 어떤 것도 당연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나의 경제 계획이 효과를 내고 있고,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다는 것”고 강조했다. 이어 “나의 목표는 경제 성장을 해치지 않으면서 물가 인상을 통제하고, 노동시장을 탄력적으로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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