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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9호? 수상한 병실, 알고 보니 '가짜'… 보험사기 299억 적발

입력 : 2021-09-29 19:04:30 수정 : 2021-09-29 20:20:06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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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병실 만들어 보험금 등 청구
공·민영 합동조사서 233억 적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 의료광고업으로 신고한 A법인은 성형외과는 물론 산부인과, 한의원 등 다양한 병원과 홍보대행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불법으로 환자를 유인·알선하는 브로커 조직이었다.

이들은 전국 단위로 지부를 설립한 뒤 전·현직 보험설계사를 주축으로 브로커 수백명을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하며 허위 진료비영수증을 발급받는 등 대규모 보험사기를 벌였다. 브로커들은 환자들이 각자 가입한 보험에 맞게 ‘의료쇼핑’을 할 수 있도록 알선하며 병원 서류를 더해 보험금을 뜯어냈다. A법인 대표를 비롯해 이 법인과 계약한 병원, 연루된 환자들의 전체 규모는 658명에 달했다.

#2. B병원은 ‘9999호’ 병실을 만든 뒤 환자들이 입원했다며 입원보험금을 청구하도록 허위로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했다. 그러나 공·민영 보험사기 공동조사 결과 이 병실은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병실로 확인됐다. B병원 또한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둘 다 신종 보험사기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공영(국민건강보험공단), 민영(생·손보협회)과 보험사기 공동조사로 위 사례를 포함, 25개 의료기관 관련 총 233억원어치의 보험 사기를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중 공영보험은 159억원(68.1%), 민영보험은 74억원(31.9%)이었다. 공영보험 금액이 높은 것은 무자격자 진료행위 등 의료 관련 법령 위반 건들이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실손 보험사기’와 연관된 병원이 25곳 중 14곳이며, 해당 병원 적발금액은 총 158억원으로 전체(233억원) 중 68%를 차지했다. 보험사기유형별로는 허위입원이 13개 병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의료기관급으로 한방 병·의원(13곳 중 9곳)이 가장 많았다.

특히 불법의료기관인 사무장병원으로 운영되는 곳에서 영리 목적으로 하는 허위입원·과잉진료가 빈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민영보험공동조사협의회는 조사를 완료한 25건을 검찰로 넘겼으며, 현재 50건(의료기관)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렇듯 보험사기가 증가하고 수법이 고도화함에 따라 정부는 관련 법 개정 등의 작업을 거쳐 공동조사를 정례화, 체계화하는 한편 전수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건보공단은 앞서 지난해 초 보험사기를 적발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동조사 범위가 제한적이고 전수조사가 곤란해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유관기관 간 보험사기정보 공유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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