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등 국제사회 향한 시위성 성격 짙어"
"내부 체제 결속·南지원 확대 노린 듯"
한반도 안보문제 전문가들은 28일 북한이 이틀째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으로 해안포 수십 발을 발사한 사실과 관련해 무력도발을 통해 미국을 자극하고, 6자회담에서의 선(先) 평화협정 체제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동북아 안보 정세와 6자회담 재개 등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번 도발이 남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경고성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사일 발사 등 강도 높은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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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틀째 서해상에 해안포를 발사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8일 오후 백령도 심청각에서 북한 황해도 장연군 장산반도의 해안포 진지(붉은색 원)가 관측되고 있다. 백령도=연합뉴스 |
이번 도발이 도발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국제사회를 향해 대화와 대결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는 시위성 성격이 짙다고 본다. 반응이 없다면 더 높은 강도의 도발로 이어질 것이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이번 도발이 남북 간 군사적 대립 상태를 부각시켜 평화협정 문제를 제기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 선에서 도발이 마무리되면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평화협정 문제나 우리 측에 대화를 촉구하는 차원의 신호는 충분히 보낸 만큼 일정 정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 높은 강도의 추가도발로 이어지면 오히려 원하는 것을 얻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이른바 ‘도발의 균형된 교착상태’가 벗어나게 되면 역효과를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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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교수 ◇김기정 교수 ◇윤덕민 부장 ◇양무진 교수 |
국지적인 도발로 끝날 것이다. 평화협정보다는 남한에 대한 압박이 더 큰 목적으로 보인다. 내부적인 체제 결속 및 남북대결 구도로 몰고 가 남쪽으로부터 지원을 받아내려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우리 측에서도 선제타격론이나 북한 급변사태 보고서 유출 등 북을 자극할 만한 사건들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협상을 재개하려는 시점이다. 추가 도발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6자회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에 사전 대응하는 것이다. 작년 3월 키 리졸브 훈련기간에도 북한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추가 도발의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북미 간에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고, 미군 유해 송환 문제도 논의하려고 하는 시기다.
이우승·조수영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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