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과급 7억 잔치 소식에 갈 곳 잃은 소액주주들의 분노
초호황 맞은 삼성전자, 직원들은 ‘돈방석’ 개미들은 ‘날벼락’
삼성전자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민간기업 중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는 내용의 올해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8일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국민 개미’들은 축하박수를 보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당일 삼성전자 주가가 정규장에서 2% 넘게 하락한 탓이다. 삼성전자 소액 주주는 800만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그 전날 반도체특별경영성과급 세부 내용이 사내에 공지된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은 하늘을 날 것처럼 기분이 좋았을 것 같다. 내년에 연봉의 몇 배가 넘는 성과급을 거머쥐게 됐는데, 이런 성과급 잔치를 몇 년이나 더 할 수 있을지 행복한 상상까지 하면서 말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8일 공시한 올해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6% 증가한 195조원, 영업이익은 782.5% 늘어난 107조4000억원이다. 인공지능(AI) 열풍 등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 덕분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가더니 마침내 100조원 고지까지 밟았다.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음에도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죽을 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2.42% 내린 26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고점(37만4500원)에서 크게 떨어진 주가가 3분기 실적을 지렛대로 반등하기는커녕 미끄러진 것이다. 30만원대와 고점 언저리에서 물린 개미들의 심정이 오죽할까. 더욱이 전날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직원들이 두둑한 성과급을 받게 됐다는 소식마저 접한 터라 뒷목 잡고 속 끓이는 주주도 상당했을 듯하다.
삼성전자 DS 부문 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성과급은 정기주주총회 의결 직후인 내년 3월 말이나 4월 초쯤 지급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이 약 37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메모리사업부 직원의 경우 1인당 세전 7억5000만원(연봉 8000만원대 초반 기준·세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급률은 2026년 중 DS부문에서 가장 오래 속한 조직을 기준으로 산정되며, 내년 2월 사업부별로 공지될 예정이다. CSS(전력반도체) 사업팀은 제외된다. 총 지급액은 개인별 기초금액과 특별성과급 지급률을 곱해 정해진다. 세금 및 보험료, 기부금을 공제한 후 자사주로 지급된다. 소득세 45%와 지방소득세 10%를 합한 49.5%를 일괄 적용해 원천 징수한 후 지급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가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370조원을 전제로 추산한 성과급 예상치를 보면, 연봉 8000만원대 초반 직원 1인당 세전 기준 △메모리사업부 약 7억5000만원 △공통 조직 약 5억3000만원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약 2억4000만원이다.
삼성전자로서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지만 대내외적으로 표정 관리에 신경써야 할 만큼 곤혹스러움도 묻어난다. 엄청난 성과급을 챙기는 부서 외의 ‘삼성맨’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 이재용 회장 등 경영진이 중시하는 ‘가족 같은’ 인화와 결속력에 균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많은 소액주주가 삼성 내부 성과급 잔칫상을 곱게 봐줄 리가 없다. 주가 하락에 속이 쓰리고, 경우에 따라 피눈물까지 흘리는 판에 ‘니들 만의 성과급 잔치가 웬말이냐’ 할 것이다. 게다가 주주들의 반대와 비판을 무릅쓰고 ‘공장 가동 중단’까지 불사하며 파업 카드로 기업 성과를 독식하려 한 노조나 회사 측이 그런 노조에 사실상 백기를 들고 돈방석을 깔아준 모습까지 지켜봤으니. 이런 여론을 감안해 삼성전자가 내놓은 주주 가치 제고 및 대규모 주주 환원 대책도 주가 부양에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아무쪼록 삼성전자 노사가 내부 화합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국민 개미들에게 환호와 박수를 받는 길을 닦아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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