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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맹 기준 준수하라”는 美 경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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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방첩 콕 집어 “적절히 처리하길”
한·미·일 3국 대북 공조마저도 ‘위태’
외교 역량 총동원, 인적 쇄신도 방법

미국 백악관 당국자가 한국을 향해 “정보·방첩 분야에서 수십년간 이어져 온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길 바란다”고 당부한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국내 언론사 질의에 응답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한국 정부가 동맹의 기준을 지키지 않는다’는 노골적 불만감이 느껴진다. 미 국무부는 그제 세계일보 워싱턴 특파원의 질문에도 “모든 동맹국이 정보·방첩 사안을 적절히 처리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이란 특정 국가명 대신 ‘모든 동맹국’으로 표현을 완화하긴 했으나 외교적 수사일 뿐 한국에 대한 불신은 여전한 듯해 우려스럽다.

한·미 관계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어제 국가정보원은 “미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정보 협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을 두고 한·미 간 대북 공조 약화를 염려하는 시선을 의식한 듯 국정원은 “미국이 제공하는 대북 정보는 줄지 않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다수 국민은 주미 대사관 국정감사를 위해 방미하려던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에 대한 미국의 비자 발급 보류가 불안하기만 하다.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한·미·일 실무 그룹 회의에서 우리 국정원이 배제된 점은 또 어떠한가.

그제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는 긍정 37%대 부정 51%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부정적 답변을 내놓은 응답자들이 든 이유다. ‘국방·안보·대북 정책’이 15%, ‘외교 정책’이 3% 그리고 ‘친북 정책’이 2%로 각각 집계됐다. 이를 모두 더하면 20%로 ‘부동산 정책’(18%)을 능가한다. 한때 이 대통령 지지율 견인의 ‘1등 공신’이던 외교·안보 분야가 되레 정권의 짐으로 전락한 셈이다. 한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 동맹 파열음과 북한을 대하는 지나친 저자세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 한·미 간에는 숱한 난제가 쌓여 있다. 핵심은 ‘통상’과 ‘안보’다. 정부 일각에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안보를 위해 통상 분야는 일정한 양보가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재명정부는 안보와 관련해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라’는 미국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외교부가 미 국무부를 상대로 우리 외교 역량을 총동원할 것을 촉구한다. 청와대도 백악관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미국이 한국에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 정부 외교·안보·정보 라인의 인적 쇄신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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