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의 목소리(모사브 아부 토하 외 22명, 이나현 옮김, 돌베개, 2만6000원)=전쟁은 숫자로 기록되지만, 그 숫자 속에는 이름과 삶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이어지는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팔레스타인 작가 수전 아불하와 시인 모사브 아부 토하를 비롯해 작가·저널리스트·학자·활동가 23명이 참여했다. 정치·역사적 논설부터 에세이, 르포르타주, 희생자 추모문까지 형식도 다양하다. 전쟁의 참혹한 현실과 생존을 위한 분투,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과 저항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케빈 애슈턴, 김하현 옮김, 생각의힘, 2만7800원)=1999년 ‘사물인터넷(IoT)’이란 용어를 처음 제시한 저자가 인류사를 스토리텔링 수단의 혁신이란 관점에서 재구성한다. 저자는 스토리텔링이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문화나 교육의 산물이 아니라 오랜 진화 과정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결속을 다진 무리는 그렇지 못한 무리보다 생존에 유리했고,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개체일수록 무리 안에서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짝을 만날 가능성도 컸다는 것이다. 벽화와 문자, 목판 인쇄와 구텐베르크의 압착기, 전신과 방송을 거쳐 인공지능(AI) 등장에 이르기까지 매체가 바뀔 때마다 이야기는 더 넓게, 더 빠르게 확산해왔다. 책은 이야기가 오락이기 이전에 생존을 위한 실용적 장치였음을 보여주며, 이야기가 인류사를 어떻게 바꿔왔는지를 추적한다.
오늘도 자급자족(다무라 유니, 최미혜 옮김, 애플북스, 1만9500원)=도시를 떠나 산속에서 필요한 것은 직접 만들고 먹을 것도 직접 기르며 살아가는 일본 가족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저자는 29세가 되던 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급자족하며 살고 싶다”는 배우자를 모집하는 ‘구혼 광고’를 봤다. 남다른 가치관에 끌려 남편을 만났고, 2017년 결혼해 아오모리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이들은 외부에서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고, 태양광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를 직접 생산한다. 저자는 시골 생활을 결코 낭만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현실도 짚는다. 그러면서 도시에서 잃어버린 삶의 감각을 하나씩 되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푸울에 풍덩(이재은, 소원나무, 1만6800원)=제2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수영선수를 꿈꾸는 열다섯 살 소녀 하도란의 성장과 자아 찾기를 그렸다. 도란에게 수영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여성에게 허락된 삶의 반경이 좁았던 시대, 다른 사람이 정해준 운명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름과 모습 그대로 살아가기 위한 도전이다. 근대식 수영장이 들어선 경성의 거리와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한 소녀가 마주한 시대의 벽도 함께 보여준다. 시대가 정한 한계를 넘어 자신의 삶을 선택하려는 소녀의 용기와 성장을 통해 ‘내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마지막 파도(최해욱, 선, 1만5000원)=제3회 진해해군문학상 수상작이다. 2025년 6월, 한국전쟁 기념식이 열린 프랑스 파리. 한 백발의 프랑스 노병이 루브르 박물관 연구원에게 프랑스군 몽클라르 장군이 남긴 낡은 일기장을 건넨다. 일기장에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거북선 작전’의 흔적이 담겨 있다. 이를 입수한 예비역 해군 장교 최영욱은 한국에서 입양된 역사학 교수 클로에와 함께 비밀 작전의 실체를 추적한다. 파리에서 서울과 대전, 진해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한국전쟁의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는 지렁이 구조대(유인근, 창비교육, 1만4000원)=지렁이를 징그럽게만 여기던 초등학생 우성이는 선생님의 제안으로 비 온 뒤 길 위에서 말라 가는 지렁이를 구하는 활동에 참여한다. 우성이는 지렁이를 알아가고 키우기도 하면서 차츰 생명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호수 공원에서 지렁이의 떼죽음을 목격한 우성이와 친구들은 많은 지렁이를 구하기 위한 해결책을 고민하게 된다. 2025년 8월, SNS에서 화제가 됐던 인천도담초등학교의 ‘어린이 지렁이 구조대’ 이야기가 동화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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