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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밥 먹으면 혈당 덜 오른다더니…믿었던 ‘3대 요령’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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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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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당뇨 유병률 남성 13.1%·여성 7.6% 육박…생활 속 혈당 관리법 관심↑
냉장밥·오일 효능 연구 13~41명 소규모 그쳐…대상·비교 조건 달라 신뢰 한계
식후 10분 걷기는 효과 입증…하루 1회 30분 산책보다 혈당 면적 12% 낮춰

냉장밥과 올리브오일, 식후 걷기는 혈당 상승을 줄이는 방법으로 자주 거론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다.

 

흰쌀밥을 나무 숟가락으로 떠낸 모습. 냉장한 밥을 데워 먹거나 식후 걷기가 혈당 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쿠쿠 제공
흰쌀밥을 나무 숟가락으로 떠낸 모습. 냉장한 밥을 데워 먹거나 식후 걷기가 혈당 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쿠쿠 제공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잠정 결과를 보면 19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남자 13.1%, 여자 7.6%였다.

 

당뇨병이 성인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밥을 냉장했다 데워 먹거나 올리브오일을 곁들이고, 식후 바로 걷는 생활 속 혈당 관리법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냉장·재가열 밥…건강한 성인에게 효과 확인

 

밥을 식히면 소화효소에 잘 분해되지 않는 저항성 전분이 늘어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임상영양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서는 저항성 전분이 100g당 갓 지은 밥 0.64g, 상온에서 10시간 식힌 밥 1.30g, 4도에서 24시간 냉장한 뒤 재가열한 밥 1.65g으로 측정됐다.

 

연구진은 저항성 전분 함량이 가장 높았던 냉장·재가열 밥과 갓 지은 밥을 건강한 성인 15명에게 먹이는 무작위 단일맹검 교차시험을 진행했다. 식후 혈당 반응 면적은 갓 지은 밥 152, 냉장·재가열 밥 125mmol·min/L로 낮았다. p값은 0.047이었다.

 

보관 과정에도 주의해야 한다. 생쌀에는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포자가 있을 수 있고 일부는 조리 후에도 살아남는다. 익힌 밥을 상온에 오래 두면 균이 증식하고 독소가 생겨 식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영국 식품기준청은 남은 밥을 가능한 한 빨리, 가급적 1시간 안에 식혀 냉장하고 24시간 안에 먹도록 안내한다. 다시 먹을 때는 전체가 충분히 뜨거워지도록 데우고 재가열은 한 번만 하라고 권고한다.

 

◆올리브오일 곁들인 식사…1형 당뇨병 환자서 변화 관찰

 

올리브오일 연구는 건강한 성인이 아닌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국제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실린 연구에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1형 당뇨병 환자 13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탄수화물 양은 같지만 지방의 양과 종류가 다른 저지방 식사, 버터 식사,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식사를 비교했다.

 

혈당지수가 높은 식사에서는 올리브오일을 포함한 식사의 식후 3시간 혈당 상승 면적이 저지방 식사나 버터 식사보다 작았다. 반면 혈당지수가 낮은 식사에서는 세 식사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혈당지수가 높은 시험 식사는 흰쌀과 흰빵, 쇠고기, 바나나 등으로 구성됐다. 올리브오일 식사에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37g이 들어갔다. 저지방 식사와는 지방량과 총열량도 달랐다.

 

연구진은 올리브오일 자체를 혈당 관리법으로 권하지는 않았다. 1형 당뇨병 환자가 식사에 맞춰 인슐린 투여량을 정할 때 탄수화물의 양뿐 아니라 탄수화물과 지방의 질도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의미를 뒀다.

 

◆식후 10분 걷기…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상승 줄여

 

식후 걷기는 일상에서 실천하기 쉽다.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임상시험과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한 메타분석도 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연구진은 2형 당뇨병 성인 41명을 대상으로 하루 30분을 한 번에 걷는 방식과 세 끼 식사 뒤 10분씩 걷는 방식을 비교했다. 참가자 평균 나이는 60세, 당뇨병 유병 기간은 평균 10년이었다.

 

두 방식은 각각 2주간 시행했고, 그 사이에는 30일의 간격을 뒀다. 식후 걷기는 식사를 마친 뒤 5분 안에 시작하도록 했다.

 

연속혈당측정기로 확인한 결과, 식후 10분씩 걸은 기간에는 하루 30분을 한 번에 걸었을 때보다 식후 3시간 혈당 상승 면적이 평균 12% 낮았다. 저녁 식사 뒤에는 차이가 22%까지 벌어졌다.

 

식후 3시간 동안 혈당이 얼마나 높게, 얼마나 오래 올랐는지를 반영한 ‘혈당 상승 면적’이 12% 작았다는 의미다.

 

두 조건 모두 하루 총 30분을 걸었다. 차이는 걷는 시점과 방식이었다. 한쪽은 30분을 한 번에, 다른 쪽은 매 끼니 뒤 10분씩 세 번 걸었다.

 

2023년 ‘스포츠 의학(Sports Medicine)’에 실린 메타분석은 교차시험 8건, 116명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47명은 2형 당뇨병 환자였고 69명은 당뇨병이 없었다.

 

분석 결과, 식후에 운동한 경우 운동하지 않았을 때보다 혈당이 덜 올랐다. 식사를 마치고 운동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효과는 약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식전 운동은 운동하지 않았을 때보다 혈당 상승을 줄이는 효과가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에는 한계가 있다. 분석에 포함된 시험들은 편향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2형 당뇨병 환자만 따로 분석했을 때는 식후 운동이 식전 운동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했다.

 

당뇨병 환자라면 저혈당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처럼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을 사용하는 경우 운동과 약 작용이 겹치면서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질 수 있다. 운동 전후 혈당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의료진과 약이나 식사량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 연구, 대상도 실험 조건도 달랐다

 

세 연구는 참여자의 건강 상태부터 비교 조건까지 제각각이었다.

 

냉장·재가열 밥 연구는 건강한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갓 지은 밥과 비교한 한 끼 시험이었다. 올리브오일 연구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1형 당뇨병 환자 13명이 대상이었고, 저지방·버터 식사와 비교했다. 식후 걷기 연구는 2형 당뇨병 환자 41명에게 하루 30분을 한 번에 걷는 방식과 식사 뒤 10분씩 세 번 걷는 방식을 각각 2주간 시행했다.

 

냉장한 밥 데워 먹기, 올리브오일 곁들이기, 식후 걷기 등 세 가지 혈당 관리 습관을 표현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냉장한 밥 데워 먹기, 올리브오일 곁들이기, 식후 걷기 등 세 가지 혈당 관리 습관을 표현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확인한 결과도 서로 다르다. 냉장밥 연구에서는 한 번의 식사 뒤 혈당 반응이 낮아졌고, 올리브오일은 혈당지수가 높은 식사에서만 차이가 나타났다. 식후 걷기는 하루 총 운동시간이 같아도 식사 뒤 나눠 걸었을 때 식후 3시간 혈당 상승 면적이 12% 낮았다.

 

◆혈당 관리, 한 가지 요령보다 식사 전체 봐야

 

대한당뇨병학회의 2025년 당뇨병 진료지침 제9판도 특정 음식이나 조리법 하나보다 식사 전체를 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진료지침은 혈당 관리를 위해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되 치료 목표와 개인의 선호에 맞춰 섭취량을 조정하도록 권고한다.

 

탄수화물의 질을 높이기 위해 통곡물과 콩류, 채소, 생과일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방향도 제시한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식품은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식품으로 바꾸도록 권고한다.

 

밥을 냉장해도 탄수화물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올리브오일을 곁들여도 음식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까지 없어지지는 않는다. 식후 걷기 역시 꾸준한 운동과 식사 관리를 대신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보면 우선 챙겨야 할 것은 한 끼에 먹는 탄수화물의 양과 질이다.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식후 가볍게 움직이는 습관을 함께 들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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