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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금메달 따도 군대 간다?…주호영, 병역특례 폐지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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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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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1위 예술·체육요원 편입 기준 삭제…올림픽 3위 이상은 유지
1973년 도입 후 수차례 기준 손질…국방부 “점진적 축소·궁극적 폐지”
문체부도 제도 축소 검토…예술·체육계 병역특례 전면 재검토되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하는 현행 병역 제도를 손질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1973년 도입된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국제대회 성적과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라 여러 차례 기준을 바꿔온 가운데,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일률적인 편입 요건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병역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돼 있는 예술·체육요원 편입 요건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고,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에 대한 일률적인 편입 기준을 삭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에게 적용되는 기준은 유지한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박승수 선수. 박승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박승수 선수. 박승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기존 성적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예술·체육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현저하게 높이는 등 특별한 공적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별도의 편입 통로를 마련했다. 국회의 추천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 의원은 “병역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부여된 가장 기본적이고 중대한 의무”라며 “그 예외 역시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엄격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최소한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법안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병역특례 논란과 맞물려 나왔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프로선수 중심으로 대회 5연패를 달성했다. 대표팀 24명 가운데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16명이 금메달 획득으로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이 되면서, 단체종목의 국제대회 성적이 여러 선수의 병역 문제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다시 주목받았다.

 

남자 축구에서는 금메달 획득 이후 일부 선수들의 병역 관련 발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이 논란을 키웠다.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병역 혜택을 언급하고 라커룸에서 이른바 ‘전역모’를 쓴 사진을 공개하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국가대표 소양·윤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선수들의 언행을 넘어 제도의 형평성 문제로 확산됐다. 종목마다 국제 경쟁 환경과 선수층이 다른데도 아시안게임 1위라는 동일한 결과에 같은 병역상 혜택을 주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이번 대회 병역 혜택 대상자 43명 가운데 축구·야구 선수가 36명에 달한다는 지적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예술·체육요원 제도의 출발점은 1973년이다. 당시 제정된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을 통해 국제 규모의 예술·체육대회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인재를 보충역으로 편입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다. 국제무대에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예술·체육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주호영 의원실 제공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주호영 의원실 제공

현재와 같은 기준이 처음부터 적용된 것은 아니다. 초기 체육요원 대상에는 올림픽뿐 아니라 세계선수권, 유니버시아드,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등 여러 국제대회 성적이 포함됐다. 이후 대상 범위가 축소되면서 1990년부터 올림픽 3위 이상과 아시안게임 1위가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국제대회 특례가 확대됐다가 다시 축소된 사례도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에는 월드컵 16위 이상이, 2006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위 이상이 체육요원 편입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특정 대회만을 대상으로 병역 혜택을 확대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느냐는 논란이 일면서 두 기준은 2008년 삭제됐다. 이후 올림픽 3위 이상과 아시안게임 1위라는 기준이 유지돼 왔다.

 

‘병역특례’라는 표현도 법률상 공식 명칭은 아니다. 1993년 관련 특례법이 폐지되면서 제도는 병역법 체계로 편입됐고, 현재는 ‘예술·체육요원’이라는 보충역 제도로 운영된다.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사람은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대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지휘·감독 아래 34개월 동안 해당 분야에서 복무하고, 특기를 활용한 공익복무도 총 544시간 이행해야 한다.

 

정부도 제도 손질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와 관련해 “점진적으로 축소해서 궁극적으로는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최근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병역 관련 언행에 대해서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폄하하는 것에 대해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최휘영 문체부 장관도 제도 개선 논의를 공식화했다. 최 장관은 체육계와 예술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방부·병무청과 협의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가 우수한 선수와 예술인의 기량 유지에 기여한 측면이 있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병역과 공정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예술 분야와의 형평성 역시 향후 논의 대상이다. 현행 제도는 일정 국제예술경연대회 입상자와 국가무형유산 전수교육 이수자 등을 예술요원 대상으로 인정하지만, 대중문화예술인은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더라도 같은 편입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체육인과 예술인 사이의 제도 적용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개정안이 발의됐다고 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의 병역 혜택이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 심사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법률이 개정·시행되기 전까지는 현행 규정에 따라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와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에게 예술·체육요원 편입 기준이 적용된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아시안게임 금메달만으로 예술·체육요원에 편입되는 현행 체육 분야 기준은 사라진다. 이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올림픽 기준을 유지할지, 특별공적을 인정하는 별도 절차를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 등을 놓고 추가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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