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낭원투도’ 등 106점 공개
오동나무 상자 위에 먹으로 적힌 몇 줄의 글씨. 상자 안에 어떤 작품이 들었는지, 누가 그렸고 어떻게 전해졌는지를 기록한 ‘상서(箱書)’다.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지킨 간송 전형필(1906~1962)은 작품을 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이름과 내력까지 후대에 남겼다.
간송미술관은 전형필 탄신 120주년을 맞아 7일부터 12월6일까지 서울 성북구 보화각에서 특별전 ‘상서, 컬렉션을 읽다’(포스터)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상서 30건 61점과 유물 21건 45점 등 모두 51건 106점이 공개된다.
상서는 유물을 보관하는 나무 상자에 작가와 작품명, 제작 기법, 전래 과정 등을 적은 기록이다. 간송은 스승인 오세창 등 당대 감식가들의 감정을 거친 유물을 맞춤형 오동나무 상자에 넣고 관련 정보를 기록하도록 했다.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오동나무 상자는 약 700건이며, 이 가운데 상서가 확인된 것은 약 258건이다.
상서는 작품 자체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정보도 전한다. 김시의 ‘선록완월’은 상서에 적힌 ‘고사완월’이라는 옛 명칭을 바탕으로 연구가 이뤄졌고, 이징의 ‘고사한거’ 상자에는 금가루로 산수화를 그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김홍도의 ‘낭원투도’에는 오세창이 단원 인물화의 걸작이라는 취지의 평을 적었다. 작품이 간송에게 전해지기까지의 여정도 확인할 수 있다. 추사 김정희가 청나라 문인 고순에게 준 ‘직성수구’ 대련은 베이징 시장과 박석윤의 손을 거쳐 전형필에게 들어온 과정이 상서에 기록돼 있다.
전시는 2층 조선 서화와 1층 근대 서화로 나뉜다. 2층에서는 김시·이징·김홍도·임희지와 함께 김정희의 ‘직성수구’, ‘차호호공’, ‘호고연경’ 등이 나온다. 1층에서는 간송의 첫돌 사진 뒤편 병풍으로 확인된 조석진의 ‘인물고실지도’와 길이 10m에 가까운 ‘행행도권’, 안중식의 ‘한산충무’ 등을 볼 수 있다.
간송의 아들인 전영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은 상서를 두고 “단지 상자에 적힌 글이 아니라 아버님께서 먼 훗날의 우리에게 남기신 조용한 편지”라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본격 가동된 메카공동방위협정](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6/128/20261006519599.jpg
)
![[데스크의 눈] ‘조국의 무궁한 영광’과 병역특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6/128/20261006519607.jpg
)
![[오늘의시선] 대통령은 어디까지 챙겨야 하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6/128/20261006519591.jpg
)
![[안보윤의어느날] 좋아함을 좋아함](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6/128/2026100651953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