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가 정책과 민생보다는 정쟁(政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애먼 공세에 골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감 증인 출석 요구에 불응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맹비난하는 등 ‘조희대 때리기’에 올인하는 듯하다. 국감이 정치혐오만 키울까 걱정스럽다.
‘국감의 시간’을 주도해도 모자라는 야당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암살자(들)’의 늪에 빠진 분위기다. 장동혁 대표가 선두에 섰다. 육 여사 생가에서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암살자(들)’에 대한 이른바 ‘역사왜곡’ 공세를 선도했다. 당 소속 의원들도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 ‘암살자(들)’의 개막작 선정을 철회해 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작품에 대한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수단체가 주연 배우 거주지 앞에서 도 넘은 시위를 이어가고 있고, 급기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엄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한 건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하물며 영화작품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커녕 정치권이 국제영화제 상영까지 가로막는 ‘영틀막(영화 틀어막기)’에 나설 정도로 논란을 키우는 건 문제다.
민주당의 행태도 도긴개긴이다. 민주당은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낸 조 대법원장을 “제왕적인 행태이자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태도”(김현정 의원), “헌법 위반”(박주민 의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가뜩이나 여당의 독주와 타협 없는 정부의 강경노선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갑다. 정부 및 여당과 갈등을 빚어온 조 대법원장을 국회로 불러 모욕하고 겁박하겠다는 것으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올해 국감은 이재명정부의 국정 운영 1년에 대한 본격적인 첫 국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고나 형사사법체계 개편, 전·월세 대란,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 등 짚고 따져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여야가 싸워야 할 대상은 상대 정당이나 ‘눈엣가시’ 같은 특정 인물·사안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행정이다. 야당은 이재명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대안 제시에 주력해야 한다. 민주당 역시 ‘내란몰이’보다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보완하는 ‘책임정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브라질 보우소나루家](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5/128/20261005510958.jpg
)
![[주춘렬 칼럼] 2000억달러 대미투자의 덫](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8/10/128/20260810521645.jpg
)
![[기자가만난세상] 청년들 울리는 부동산 ‘비정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7/03/128/20250703518632.jpg
)
![[박소란의시읽는마음] 작은 사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10/05/128/20261005510910.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