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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믿고 먹었는데” 정수진 폭로 일파만파…대한유도회, ‘관리 참사’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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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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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진 SNS에 “감독·코치가 대상 아니라고 전달…회복하라 해 음식 섭취”
계체 15분 전 대상 사실 알아…토하고 머리카락 자르며 감량했지만 결국 출전 무산
정성숙 총감독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상황”…대한유도회 운영체계 점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용인대)이 경기 당일 무작위 계체를 통과하지 못해 출전 기회를 잃은 과정에 대표팀 지도자의 잘못된 전달이 있었다고 폭로한 가운데 대한유도회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정성숙 유도대표팀 총감독도 “우리의 실수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정수진 대한민국 유도대표팀 선수. 대한체육회 제공
정수진 대한민국 유도대표팀 선수. 대한체육회 제공

대한유도회는 5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정수진의 계체 탈락 관련 개인 입장문과 제기되고 있는 내용에 관해 심각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정수진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 과정에서 겪었을 심적 어려움에 관해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도인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현재 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어서 선수단 귀국 후 관련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13일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유도회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대표팀의 선수 관리와 국제대회 운영 체계도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계체 대상자를 확인해 선수에게 전달하는 과정과 선수·지도자 사이의 보고 및 소통 절차를 살펴보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정수진이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시안게임 계체 실격 당시 상황을 직접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정수진은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48㎏급 16강전에서 알리야 무미노바(타지키스탄)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 당일 오전 실시된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 체중을 넘겨 실격되면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48㎏급 선수의 무작위 계체 허용 체중은 체급의 5%를 더한 50.4㎏이다. 정수진은 이 기준보다 100g 넘게 나가 탈락했다. 유도는 전날 공식 계체를 마친 뒤 경기 당일 오전 경기 시작 최소 1시간 전에 무작위 계체 대상자를 추첨하고, 해당 선수들을 대상으로 다시 체중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정수진은 SNS에서 경기 당일 아침까지 음식 조절을 하며 50.4㎏을 맞춰놓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감독과 코치가 무작위 계체 추첨 결과를 확인한 뒤 자신은 대상이 아니라고 전달했다고 했다.

 

정수진은 지도자들이 “체중을 많이 감량했으니 얼른 천천히 밥을 먹고 회복하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죽 약 300g과 바나나 200g, 이온음료 600g을 섭취한 뒤 경기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드러난 것은 계체 종료를 불과 15분 앞둔 시점이었다. 정수진은 자신이 계체 대상이라는 사실을 그때야 알게 됐고, 이후 먹은 것을 모두 토하고 머리카락까지 자른 뒤 계속 뛰면서 체중을 줄이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기준을 맞추지 못했고 결국 100g을 초과해 실격됐다.

 

정수진에게는 이번 대회가 첫 아시안게임이었다. 그는 2024년과 2025년 주니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며 기대를 받아왔고, 이번 대회에서 메달 획득을 노렸다. 하지만 경기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대회가 끝났다.

 

정수진 대한민국 유도대표팀 선수. 대한체육회 제공
정수진 대한민국 유도대표팀 선수. 대한체육회 제공

정수진은 자신의 책임도 일부 인정했다. 국가대표 선수로서 계체 추첨 결과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점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그동안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온 만큼 지도자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수진은 계체 탈락 이후 대표팀의 대응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하디도 했다. 그는 “이 일이 일어난 이후 지도자께서는 귀국 후 본인들이 책임지겠다는 말만 남긴 채 남은 선수들을 지도하기 바빴고, 내게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또 귀국을 앞둔 당일 아침에는 감독으로부터 “이대로 마무리가 돼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다만 이 부분은 정수진의 주장으로, 대한유도회가 선수단 귀국 후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정성숙 총감독은 “우리의 실수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으며 대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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