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금메달이 병역특례로…‘국위선양’과 ‘공정’ 사이, 시대마다 되풀이 된 병역특혜 논란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아시안게임

입력 : 수정 :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반세기 이어진 예술·체육요원 제도, 병역자원 감소 속 재검토 요구
이창호부터 BTS까지…2002 월드컵, 2006년 WBC 때도 특혜논란
고액 연봉 프로선수도 같은 혜택…청년 눈높이 맞는 기준 필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대회 4연패를 기록한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경기 직후 불거진 일부 선수의 경솔한 우승 세레모니가 병역특례 논란에 불을 붙였다. 야구대표팀에 이어 축구대표팀도 병역논란에 휩싸이면서 1973년에 도입돼 50년 이상 유지되어 온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이 기회에 폐지하거나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승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뉴시스·박승수 인스타그램
박승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SNS에 공개했다. 뉴시스·박승수 인스타그램

◆ "오직 군 면제만 보고 뛰어"… 국민적 분노 자초한 축구대표팀 

 

논란은 결승전 직후 라커룸과 취재진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대표팀 공격수 박승수(19)는 4일 대회 4연패를 확정한 직후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삭제했다. 양민혁(20)도 취재진 인터뷰에서 “우승이나 메달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군 면제라는 보상 하나만 보고 뛰었다”고 밝혔다.

 

앞서 야구대표팀 역시 약체 국가들을 상대로 고전 끝에 금메달을 따고, 16명이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과정은 필요 없고 결과만 냈으면 됐다"는 식의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안철수. 뉴시스
안철수. 뉴시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면제 슛’ 한 골에 국위선양을 존중하는 나라와 국민의 배려는 새까맣게 잊어버린 그들을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국가에 헌신하는 분들을 욕보이고 있다"며 “아시안게임 군 면제, 이제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욕보이고 군대를 혐오하는 국가대표에게 군 면제는 가당치도 않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며칠 전 서부전선에서 북한의 지뢰로 군 장병이 발목을 잃었다"면서 "대한민국을 위해 위험지역을 수색하다 다친 참변이다. 국가를 위한다는 것은 이런 희생을 두고 해야 할 말"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승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사과 글을 올렸다. 박승수는 "저의 행동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난 직후 현장에서 팬분께서 주신 모자를 받아 쓰게 됐다. 준비해 온 시간과 노력의 결과로 금메달을 따게 됐다는 기쁨과 벅찬 마음이 너무 컸고, 그 순간 모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면서도 “다만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계신 분들을 조롱하거나 그 노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은 결코 없었다”고 했다. 

 

◆ 프로기사 이창호부터 BTS까지 ··· 끊임없이 되풀이된 특혜논란 

 

현행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 올림픽은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따면 3주간 기초군사훈련과 544시간 체육봉사활동으로 18개월의 군 복무를 대체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주요 국제대회 메달과 성적으로 병역특혜를 주는 것은 더 이상 국민에게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여론이 많다. 특히 2030 청년층들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오히려 사회적 화합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2025년 1월 14일 부산 수영구 부산·울산지방병무청에서 입영 대상자들이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2025년 1월 14일 부산 수영구 부산·울산지방병무청에서 입영 대상자들이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1990년대 세계 바둑계를 제패한 프로기사 이창호 9단의 입대 문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른 어떤 예체능 특기자보다 국위를 선양했던 이창호 9단에게 병역 특혜를 줘야 한다는 요구가 바둑계에서 제기됐고, 급기야 100여명의 국회의원이 나서 국방부에 특혜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보내기도 했다. 1995년 '세계대회 우승 기사' 대상 특례 조항이 신설됐지만, 특정 개인을 위한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다가 결국 2010년 폐지됐다. 

 

방탄소년단(BTS) 대체복무 도입 여부를 두고도 사회적 진통을 겪기도 했다. 현행법상 BTS와 같은 대중문화 예술인은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대체 복부가 불가능하지만, 빌보드 등에서의 성공으로 K팝 세계화에 크게 기여하는 등 국위를 선양했다는 이유로 병역을 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 또한 반발이 만만찮아 결국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를 결정하면서 일단락됐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성공하자 병역특례조항에 16강 진출을 추가했고, 2006년 WBC 당시에도 야구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자 후속조치로 병역특혜 조항을 추가했지만, 대회 성적과 여론에 따라 병역기준을 바꾸는 원칙 없는 병역특례라는 비판이 불거지면서 2007년 폐지됐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에서 승리 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이민성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에서 승리 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이민성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도요타(일본)=연합뉴스

◆ 연봉 수억 원 프로선수에게 아시안게임 병역특례는 과도한 특혜

 

군 병역문제는 한국사회의 민감한 부분이다. 인기 가수 유승준이 병역회피자로 낙인찍혀 수십 년째 국내 입국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이 병역문제에 대한 국민적 민감도를 방증하고 있다. 무엇보다 병역자원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병역 형평성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사회적 화두가 됐다. 

 

이에 축구나 야구처럼 프로선수들이 대거 참여하고, 연봉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을 받는 이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하나로 병역을 면제받는 것은 과도한 혜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포츠 스타들이 주요 국제대회를 군 면제 수단으로 삼는 듯한 발언과 행동은 일반 청년들에게 깊은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에 따라 시대 흐름과 공정에 부합하는 새로운 병역특례 제도를 검토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피니언

포토

장원영, ‘파티걸 모드’
  • 장원영, ‘파티걸 모드’
  • 문가영 '이기적인 미모' 감탄
  • 김소현 '완벽한 미모' 활짝
  • 톰 크루즈 '디거 많이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