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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헐버트, 고향에 기념비 세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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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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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몬트주 뉴헤이븐서 제막식
후손·한미 관계자 등 120여명 참석

한국의 독립과 한글 발전 등에 기여한 호머 B. 헐버트(Homer B. Hulbert) 박사의 고향에 기념비와 흉상이 세워졌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는 3일 오후 1시(현지시간) 미국 버몬트주 뉴헤이븐(New Haven) 빌리지그린(Village Green)에서 ‘헐버트 박사 기념비 및 흉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헐버트 박사가 태어나고 성장한 고향에 그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물이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가운데)이 루스 하디 버몬트주 상원의원(왼쪽), 주빌리 맥길 주 하원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제공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가운데)이 루스 하디 버몬트주 상원의원(왼쪽), 주빌리 맥길 주 하원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제공

이날 제막식에는 김동진 회장을 비롯해 곽정렬 주보스턴 대한민국 총영사관 부총영사, 고인수 버몬트주한인회장, 루스 하디(Ruth Hardy) 버몬트주 상원의원, 주빌리 맥길(Jubilee McGill) 주 하원의원, 존 롤루(John Roleau) 뉴헤이븐 시 대표, 헐버트 박사의 증손자 킴벌 헐버트(Kimball Hulbert) 등 후손과 한·미 관계자, 지역 주민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물이 세워진 빌리지그린은 헐버트 박사가 다녔던 뉴헤이븐회중교회가 있던 자리다. 그의 부친은 이 교회 목사로 재직했다. 현재의 뉴헤이븐회중교회는 기념물에서 약 70m 떨어져 있으며 헐버트 박사의 생가도 약 100m 거리에 있다. 그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에 기념물이 세워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막식에서는 40여명의 한인 동포들이 애국가를 4절까지 합창했으며, 미국 성악가가 미국 국가를 불렀다. 이어 헐버트 박사의 후손 6명이 주요 내빈들과 함께 기념물을 덮고 있던 천을 걷어내며 제막식을 진행했다.

미국 버몬트주 뉴헤이븐 빌리지그린에 세워진 헐버트 박사 기념비와 흉상.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제공
미국 버몬트주 뉴헤이븐 빌리지그린에 세워진 헐버트 박사 기념비와 흉상.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제공

김동진 회장은 “그동안 헐버트 박사가 한국을 위해 남긴 업적에 비해 우리는 그를 배출하고 한국에 보내준 미국과 그의 고향에 감사의 뜻을 전할 상징물이 없었다”며 “이번에 고향에 기념비와 흉상을 세우게 돼 조금이나마 빚을 갚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버몬트주와 미국, 한국이 함께 헐버트 박사의 정신을 세계 청소년들에게 알리고 삶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하디 상원의원은 축사를 통해 “헐버트 박사를 국경을 넘어 인류애를 실천한 인물로 평가하며 그의 삶과 정신을 세계 청소년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특히 김 회장과의 환담에서 헐버트 박사를 널리 알리고 한국과 버몬트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헐버트-한국 데이(Homer Hulbert-Korea Day)’ 결의안 제출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측에서는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축하 메시지를 곽 부총영사가 대독했다. 권 장관은 헐버트 박사를 한국의 독립과 한글 발전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을 도운 은인으로 기렸다. 미국 측에서는 필립 스콧(Philip Scott) 버몬트주지사의 축하 메시지가 대독됐으며, 스콧 주지사는 기념비와 흉상을 건립한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필립 스콧 버몬트주지사의 축하 메시지.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제공
필립 스콧 버몬트주지사의 축하 메시지.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제공

이날 행사에서는 뉴헤이븐 시와 미들베리대,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관계자, 킴벌 헐버트 등도 축사를 통해 헐버트 박사의 삶과 한·미 양국의 인연을 되새겼다.

 

특히 헐버트 박사가 1896년 처음 채보한 아리랑을 바탕으로 한 본조 아리랑 합창도 이어졌다. 버몬트주한인회를 비롯해 미국 각지에서 참석한 40여명의 동포들이 2절까지 노래했으며, 미리 배포한 악보를 통해 미국인 참석자들도 아리랑을 함께 불렀다. 현장에서는 BTS를 언급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미국인들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이어 버몬트주 푸르뫼한국문화학교(Green Mountain Korean Culture School·교장 박지연) 학생들이 난타 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 후 열린 케이크 리셉션에서는 기념비와 흉상을 버몬트주 역사 기념물(Historic Marker)로 지정하고 도로변에 안내 표식을 설치하자는 김 회장의 제안이 나왔다. 하디 상원의원과 맥길 하원의원은 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헐버트 박사는 1886년 조선에 건너와 교육과 언론, 한글 연구 등에 힘썼으며 일제강점기에는 한국의 독립을 위해 국제사회에 한국의 상황을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1949년 광복된 한국을 다시 찾았으나 방한 일주일 만에 별세했다. 우리 정부는 그의 공로를 기려 1950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건국훈장 독립장, 2014년 금관문화훈장을 각각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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