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우영우’ 日버전 10월 19일 첫방
MBC ‘그녀는 예뻤다’ 멕시코판 선봬
tvN ‘일타스캔들’ 泰서 다시 만들어
해외 동시 공개 덕에 시장 파악 빨라져
국내 반응 저조한 작품 재평가 받기도
제작사, 원작 IP 활용 추가 수익 기대
최근 한국 드라마의 해외 리메이크가 일본과 중국을 넘어 태국·멕시코·인도네시아·미국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과거 해외 판권 판매가 국내 제작사와 현지 사업자 간 거래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플랫폼에서 흥행성을 확인한 작품을 현지 제작사가 다시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29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일본 간사이TV와 후지TV는 다음 달 19일 ‘미나미다 미나미 변호사는 천재형(南田南弁護士は天才肌)’을 첫 방송한다. 2022년 ENA에서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리메이크작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신입 변호사의 성장기를 그린 원작의 설정을 바탕으로 배우 아시다 마나가 주인공 미나미다 미나미를 연기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국내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한 뒤 넷플릭스 글로벌 톱10에 21주 동안 이름을 올렸다. 일본에서도 8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멕시코에서는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현지판 ‘쿠안도 푸이 보니타(Cuando fui bonita)’로 다시 만들어졌다. 2015년 방송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28일 멕시코 지상파 카날5와 스트리밍 플랫폼 빅스(ViX)에서 첫선을 보였다. 또 지난 5월에는 tvN ‘일타 스캔들’이 태국에서 ‘크래시 코스 인 로맨스(Crash Course in Romance)’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사교육 시장을 배경으로 한 원작의 핵심 설정은 유지하되 현지 교육 환경과 문화를 반영했다. 이외에도 ‘태양의 후예’는 인도네시아에서 영화 리메이크가 확정됐고, ‘SKY 캐슬’은 미국 리메이크가 추진 중이다.
K드라마 리메이크 확산의 배경에는 글로벌 플랫폼이 있다. 한 작품이 여러 나라에 동시에 공개되면서 현지 시청자 반응과 흥행 가능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됐고, 해외 제작사들도 이를 바탕으로 리메이크 여부를 판단하기 쉬워졌다. 과거처럼 국가별 방송사와 일일이 계약해 작품을 알리던 때보다 해외 진출의 문턱이 낮아진 셈이다.
노출되는 작품이 많아질수록 리메이크 후보군도 넓어진다. 한국문화정보원이 지난 2월 발표한 ‘빅데이터 기반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오징어 게임’뿐 아니라 ‘사랑의 불시착’,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눈물의 여왕’, ‘우리들의 블루스’ 등 다양한 한국 드라마가 주요 한류 화제작으로 꼽혔다. 특정 대작뿐 아니라 여러 장르의 작품이 해외 시청자에게 알려질 기회가 커졌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작품이 해외에서 재평가돼 리메이크로 이어지기도 했다. ENA ‘유괴의 날’은 2023년 국내 방영 당시 평균 시청률 3.5%에 그쳤지만 독특한 설정과 장르적 색깔이 해외에서 주목받으면서 영국 제작사 스튜디오 함부르크 UK와 리메이크 공동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콘텐츠 기업들도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해외 노출을 넓히고 있다. CJ ENM은 최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인도와 손잡고 향후 2년간 신작 26편을 포함한 K콘텐츠 100여 편을 공급하기로 했다. 신작에는 힌디어·타밀어·텔루구어 더빙도 지원한다.
리메이크가 성사되면 제작사로서는 완성작 유통을 넘어 원작 IP를 활용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작품이 여러 국가에서 현지판으로 다시 만들어지면서 IP의 수명과 사업 영역도 넓어진다. 그만큼 제작사가 IP 권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플랫폼의 투자를 받는 대신 독점 유통권이나 IP 권리를 넘길 경우 후속 시즌이나 리메이크, 스핀오프 등에서 제작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원작과 포맷, 리메이크 권리를 확보하면 현지 제작과 후속 콘텐츠 개발까지 장기적인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내 흥행과 판권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교적 단선적인 경로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국내 방영, 글로벌 공개, 해외 시청 성과, 현지 리메이크, 원작 재조명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작뿐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와 가족극, 휴먼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와 규모의 방송사 작품도 새로운 시장에서 재발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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