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정착 지지 뜻에 감사”
남북·북미대화 기여도 간접적 요청
韓·몽 CEPA 체결… 황금시대 선언
핵심광물 등 공급망 협력 강화 추진
李 “몽골 수도, 동탄 닮아 ‘몽탄’ 불려”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몽골은 신뢰받는 평화 파트너이자 북한과도 소통하는 국가로서 역내 신뢰를 축적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 북·미 대화에 다시 나서도록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단계적 방식의 북한 비핵화 추진 구상을 재차 밝히며 “국제사회가 북한과 소통 채널을 유지해나가고 역내 평화를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한·몽골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어나가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밝히며 핵심광물 및 공급망 안정성 등과 관련한 양국 협력 강화 의지도 피력했다.
◆“몽골, 한반도 평화에 더 큰 기여 부탁”
이 대통령은 이날 울란바타르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열린 국빈환영식에 이어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와 한·몽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가장 큰 성과는 우리 양국 정상이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를 함께 열어간다는 공동의 비전을 확인하고, 한·몽 관계 발전의 지향점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통령이 몽골을 국빈 방문한 건 15년 만이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언제나 지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혀 주신 후렐수흐 대통령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도 “한반도 정세 진전을 위한 몽골의 건설적인 역할과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한반도 평화와 협력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울란바타르=남정탁 기자
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공개된 몽골 국영통신사 몬차메와의 인터뷰에서도 몽골이 한국과 민주주의·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가까운 동반자인 동시에 북한과도 오랜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점을 짚으며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더욱 큰 기여를 해 주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몽골이 그간 축적해 온 외교적 신뢰를 활용해 북한이 다시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설득해달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남북 교류 확대와 관계 정상화 그리고 단계적 방식의 비핵화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몽골은 신뢰받는 평화 파트너이자 북한과도 소통하는 국가로서 역내 신뢰를 축적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몽골은 현재 남북한 모두와 대사급 외교관계를 유지하며 서울과 평양에 각각 대사관을 운영하는 몇 안 되는 국가다. 남북 간 공식 소통이 사실상 끊긴 현 상황에서 대화 재개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잠재적 중재국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한 이른바 ‘뉴욕 채널’과 남북 직통 연락선이 모두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남북 모두에 대사관을 두고 미국과도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몽골이 대화 재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핵심광물·공급망 협력 강화에도 주력”
이 대통령은 풍부한 핵심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인 몽골과 무역 및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경제·통상·투자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과 핵심광물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원칙적 타결을 계기로 2030년까지 한·몽 교역 규모 10억달러 달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몽 CEPA는 양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철폐뿐만 아니라 공급망·유통·인프라·금융·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포괄적 통상협정이다.
또 양 정상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첨단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도 호혜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의 폭을 넓혀가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은 이날 회담을 계기로 ‘유통물류 협력 양해각서(MOU)’, ‘디지털 협력 MOU’ 등 총 21건에 달하는 협정 및 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뒤 참석한 ‘한·몽 비즈니스 포럼’ 축사에서 “저는 몽골을 생각하면 ‘가깝다’, ‘비슷하다’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며 “요즘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선 울란바타르가 한국의 동탄 신도시와 몽골의 합성어인 ‘몽탄’이라 불리는 걸 아느냐”고 소개했다. 울란바타르에서 한국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등 두 도시가 유사한 모습을 지닌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몽탄 같은 상생의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면 좋겠다”며 “몽탄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상호 호혜적 협력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과 관련해선 “양국 정부에서 운영 중인 ‘희소금속위원회’를 통해 공급망 협력의 성공 사례를 하나씩 둘씩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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