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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걱정에 운동 미루던 4070”…걷는 속도로 뛰면 운동 강도 1.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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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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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6㎞ 저속 달리기, 같은 속도 걷기보다 METs 약 1.6배
70대 12주 무작위시험서 유산소 능력·의자 일어서기 기능 개선
무릎 안전성은 별도 입증 안 돼…통증 있으면 걷기·자전거부터

“무릎 걱정에 운동 미루던 4070대에게 희소식?”

 

중년 여성들이 공원 산책로에서 걷는 속도로 가볍게 뛰고 있다. 슬로 조깅은 속도를 낮추되 두 발이 지면에서 떨어지는 달리기 동작을 유지하는 운동이다. unsplash
중년 여성들이 공원 산책로에서 걷는 속도로 가볍게 뛰고 있다. 슬로 조깅은 속도를 낮추되 두 발이 지면에서 떨어지는 달리기 동작을 유지하는 운동이다. unsplash

공원 산책로에서 걷던 중년 여성 몇 명이 짧은 보폭으로 가볍게 뛰기 시작한다. 속도는 주변에서 걷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두 발이 잠시 지면에서 떨어지고 이마에 땀이 맺히지만, 옆 사람과 대화를 이어갈 여유는 남아 있다.

 

이들이 하는 운동이 ‘슬로 조깅’이다. 빠르게 달리자니 무릎이 걱정되고, 걷기만으로는 운동량이 아쉽다고 느끼는 중년층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운동의 선택지가 빠른 달리기와 걷기 둘뿐인 것은 아니다. 속도를 낮추고 보폭을 줄인 채 달리기 동작을 유지하면 걷는 속도에서도 운동량을 높일 수 있다.

 

◆달리기는 버겁고 걷기는 아쉬울 때

 

슬로 조깅은 대체로 시속 3~6㎞ 안팎의 속도로 천천히 달리는 운동이다. 핵심은 속도보다 움직임에 있다.

 

걸을 때는 어느 한쪽 발이 항상 땅에 닿아 있다. 반면 달릴 때는 짧게나마 두 발이 모두 지면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생긴다. 속도가 걷기와 비슷하더라도 달리기 동작을 하면 산소 소비량과 에너지 지출이 늘어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보폭을 좁히고 몸이 위아래로 크게 출렁이지 않도록 가볍게 뛴다. 속도를 억지로 올리기보다 숨이 지나치게 차지 않는 범위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

 

빠른 달리기보다 체력 부담을 조절하기 쉽고, 걷기보다 운동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슬로 조깅의 장점이다. 운동 경험이 적거나 오랜 공백 뒤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비교적 문턱이 낮다.

 

◆같은 속도인데 대사량은 약 1.6배

 

슬로 조깅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걷기와 비슷한 속도에서도 운동 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오카대 연구진이 2025년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피트니스 앤드 스포츠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은 선행연구를 인용해 시속 3~6㎞로 달릴 때의 대사당량(METs)이 같은 속도로 걸을 때보다 약 1.6배 높다고 설명했다. 대사당량은 몸이 쉬고 있을 때와 비교해 운동 중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다만 ‘1.6배’는 40~60대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나온 수치가 아니다. 해당 연구의 실험 대상은 평균 22세인 일본 성인 20명이었고, 시속 4㎞와 5㎞로 달릴 때 발걸음 수에 따라 산소 소비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폈다.

 

따라서 이 수치는 같은 속도라도 걷기보다 달리기 동작을 할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의미로 보는 게 맞다. 중년층의 체중 감량이나 질환 예방 효과가 1.6배 높아진다는 뜻은 아니다.

 

◆70대 12주 시험서 체력·일어서기 기능 개선

 

슬로 조깅을 일정 기간 반복했을 때의 변화를 살핀 연구도 있다.

 

후쿠오카대 연구진 등이 수행한 무작위 대조시험에는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노인 81명이 참여했다. 평균 연령은 70.8세였으며 연령 범위는 66~85세였다. 이 가운데 75명이 12주간의 연구를 마쳤다.

 

운동군은 걷는 속도로 1분간 천천히 뛰고 1분간 걷는 동작을 반복했다. 연구진은 일주일에 슬로 조깅 90분과 걷기 90분을 나눠 하도록 권했다. 대조군은 평소 생활 방식을 유지했다.

 

그 결과 슬로 조깅군의 무산소성 역치 수준 유산소 운동능력 지표는 15.7% 개선됐다. 대조군의 변화 폭은 4.9%였다.

 

의자에서 반복해 일어서는 검사 시간도 슬로 조깅군은 12.9% 단축됐다. 대조군은 4.5% 줄었다. 같은 동작을 더 짧은 시간에 마쳤다는 의미로, 하체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 참여자의 평균 연령이 70대였고, 인원도 75명에 그쳤다. 연구 기간 역시 12주로 짧아 결과를 중년층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체중 감량이나 만성질환 예방 효과를 살핀 연구도 아니다.

 

천천히 뛰기와 걷기를 번갈아 한 노년층에서 심폐 체력과 의자에서 일어서는 기능이 좋아진 점은 확인됐다.

 

◆뼈 건강 효과 단정은 금물…“근력운동 함께해야”

 

슬로 조깅은 발을 통해 몸무게가 실리는 체중부하 운동에 해당한다. 달리기의 가벼운 충격은 뼈와 근육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슬로 조깅이 폐경 전후 여성의 골 손실이나 골다공증을 막아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선 연구들은 골밀도 변화나 골절 위험을 따로 살피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골다공증 예방·관리를 위해 빠르게 걷기와 가볍게 뛰기, 계단 오르기 등 체중부하 운동을 가능한 한 매일 30~60분가량 하도록 권한다. 외발서기와 같은 균형운동도 함께하고,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한 근력운동은 일주일에 2~3회 하는 것이 좋다.

 

스쿼트와 의자에서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처럼 하체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을 곁들이면 달리기만 할 때 부족할 수 있는 근력과 균형 능력을 보완할 수 있다.

 

골밀도가 낮거나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사람, 척추나 고관절 골절 이력이 있는 사람은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골절 위험과 적정 운동 강도를 의료진에게 확인해야 한다.

 

◆느리게 뛴다고 무릎 부담까지 사라지진 않아

 

슬로 조깅을 ‘무릎에 안전한 달리기’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속도가 낮더라도 달리기 동작인 만큼 착지가 반복될 때 무릎과 발목, 발바닥에 부하가 실린다.

 

앞선 12주 무작위시험도 무릎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설계된 연구가 아니다. 최근 6개월 사이 급성 관절통이나 근골격계 질환이 있었던 사람은 처음부터 연구 대상에서 제외됐다. 슬로 조깅군 참가자 1명은 무릎관절염과 관련한 통증으로 중도 탈락했다.

 

느린 달리기의 누적 하중을 살핀 연구도 있다. 16명 대상 생체역학 연구에서는 시속 약 8㎞로 달릴 때 한 걸음당 무릎 하중은 빠른 달리기보다 낮았지만, 같은 1㎞를 달리는 동안의 누적 하중은 더 컸다. 속도가 느릴수록 같은 거리를 가는 데 필요한 걸음 수가 늘기 때문이다.

 

슬로 조깅은 같은 속도로 걷는 것보다 운동 강도를 높일 수 있지만 무릎과 발목의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날카로운 통증이 생기거나 기존 통증이 심해지면 운동을 멈춰야 한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슬로 조깅은 같은 속도로 걷는 것보다 운동 강도를 높일 수 있지만 무릎과 발목의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날카로운 통증이 생기거나 기존 통증이 심해지면 운동을 멈춰야 한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연구에서 가장 느린 속도도 시속 약 8㎞로, 일반적인 슬로 조깅보다 빨랐다. 무릎 부상 여부를 직접 살핀 연구도 아니어서 시속 3~6㎞로 뛰는 경우까지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보기는 어렵다. 속도를 낮춘다고 무릎 통증이나 부상 위험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평소 무릎이나 발목, 발바닥에 통증이 있거나 무릎관절염 진단을 받았다면 자신의 관절 상태에 맞는 운동을 고르는 것이 먼저다. 질병관리청은 무릎관절염 환자에게 걷기와 수영, 아쿠아로빅, 실내 자전거처럼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이 비교적 적은 운동을 권한다.

 

운동 중 날카로운 통증이 생기거나 기존 통증이 뚜렷하게 심해지면 계속 뛰지 말고 멈춰야 한다. 붓기가 반복되거나 절뚝거릴 정도로 아프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긴다면 관절 상태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다.

 

처음부터 30분을 채울 필요도 없다. 평소 관절 통증이 없다면 1분간 천천히 달리고 1분간 걷는 방식을 5~10분 정도 반복하며 몸의 반응을 살핀다. 별다른 통증이나 과도한 피로가 없을 때 운동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

 

빨리 달리지 않아도 걷기보다 운동량을 높일 수 있다. 다만 1.6배라는 숫자가 중년층의 체중 감량 효과나 무릎 안전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체력과 관절 상태에 맞춰 짧게 시작하고 하체 근력운동과 균형운동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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