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재활용품 분류 작업 중 나온 ‘훼손 신체 일부’ 사건의 엉켰던 실타래가 발생 8일만에 풀렸다. 지역의 한 요양병원 측이 경찰에 뒤늦게 의료폐기물을 잘못 버렸다며 자발적으로 진술했고, 당국이 80대 여성 입원환자의 유전자 정보(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의뢰해 대조한 결과 일치한다는 구두 소견이 전달됐다. 자칫 미궁에 빠질 수 있었던 미스터리 사건의 궁금증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19일 인천연수경찰서에 따르면 관내 중구의 모 요양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 A씨로부터 채취한 유전자가 송도동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와 동일하다는 국과수 회신을 전날 받았다. 이번 감정은 17일 오후 5시쯤 해당 병원의 관계자가 내부 폐쇄회로(CC)TV 열람 및 관련자 진술을 듣고 신고하며 이뤄졌다.
요양병원 측 설명은 앞서 8일 피가 흐르지 않아 괴사한 A씨의 다리를 절단한 뒤 붕대로 감싸 의료폐기물 용기에 담았다. 이튿날 남성 자원봉사자가 쓰레기통 청소 과정에서 전용 보관함 안의 이 다리를 깁스용 석고로 오인해 재활용 쓰레기 봉투에 담아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당국의 수사 방향은 요양병원의 의료폐기물 처리·관리 실태 및 불법 수술 등 의료법 위반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러 의문들은 수술실이 없는 곳에서 다리 절단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재활용품 처리장에 왜 의료폐기물이 들어갔는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해당 병원은 신경외과와 외과 의사가 각 1명 있지만, 수술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헌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병원 측이) 다리 괴사가 상당히 심해 다량의 고름이 나왔고 신경 자체가손상돼 (절단할 때) 마취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면서 “다리를 들어 올렸을 때는 무릎이 분리된 상태였고 뒷부분을 가위로 절단했다”고 사실관계를 밝혔다.
이어 “앞서 대형병원에 입원했던 A씨의 상태가 심해서 받아주는 곳이 없다 보니 가족이 요양병원에 입원을 간절히 요청했다는 진술이 있다”며 “고령인 A씨의 심장이 약해 피가 다리까지 도달하지 못해 다리가 괴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절단 수술과 관련해) 의료법을 거듭 들여다봤으나 처벌 조항을 찾지 못했다. 의사협회·보건복지부·변호사 자문 뒤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자의 다리 절단은 지난 8일 요양병원 병실에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남성 봉사자가 다리를 다른 (재활용) 봉투에 담아 내가는 CCTV 영상도 확보했다. 이 과장은 “(자원봉사자) 본인 진술인데 다리에 붕대가 이미 감겨 있었고, 딱딱해서 석고로 오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초 경찰은 10일 오후 2시28분쯤 남부권 광역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사람의 왼쪽 다리가 타살 등 범죄와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총경급인 연수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64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고, 이후 진척이 없자 인천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를 보강해 총 100명 이상으로 인력을 늘렸다.
초기 경찰은 왼쪽 무릎 아래쪽부터 발뒤꿈치까지 길이 41㎝, 발 크기 210∼220㎜ 수준으로 미뤄 피해자가 어린 학생이나 여성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일선 학교들에 “지난 10∼11일 학교 결석자와 장기 결석자 명단을 제공해달라”며 협조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17일에는 국과수의 시신 감정 결과를 토대로 ‘키 161∼165㎝ 성인’, 성장판이 닫혀 있는 점을 토대로 범주에서 어린 학생은 제외시켰다.
폐기물관리법 제13조 제2항은 규정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다만 의료법 위반 혐의 적용에는 신중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요양병원이 A씨 다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폐기물관리법을 준수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AI가 바꾼 기업 인재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18/128/20260618518839.jpg
)
![[기자가만난세상] 제주 항공좌석 대란… 해법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18/128/20260618518823.jpg
)
![[삶과문화] 100년 만에 피는 꽃](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9/128/20260409519620.jpg
)
![‘보랏빛’ 부산의 아쉬움 [이지영의 K컬처 여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18/128/20260618518781.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