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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온라인 도박에 빠진 홍콩… “마약보다 끊기 어렵다” [차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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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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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청소년과 청년층을 겨냥한 불법 온라인 도박이 기승을 부리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특수를 노린 불법 도박 플랫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젊은 층의 도박 중독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합법적인 경로로 도박을 시작했던 청년들이 고배당과 리베이트 혜택을 미끼로 내건 지하 플랫폼으로 빠르게 유입되면서 도박 중독은 마약보다 끊기 어려운 늪으로 변모하고 있다.

홍콩에서 청소년과 청년층을 겨냥한 불법 온라인 도박이 기승을 부리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홍콩에서 청소년과 청년층을 겨냥한 불법 온라인 도박이 기승을 부리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SNS와 텔레그램이 구축한 지하 생태계

 

불법 도박 플랫폼의 핵심 침투 경로는 텔레그램과 메타 계열의 SNS다. 과거에는 도박 이용자가 직접 해외 불법 사이트를 찾아내야 했지만 현재는 알고리즘과 무작위 단체방 추가 기능을 통해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SCMP는 18세에 합법적인 경로로 도박을 시작했던 켄 찬(가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경기 분석 정보를 찾다가 ‘100% 승률 보장’을 내건 텔레그램 단체방으로 유인됐다. 유일한 합법 스포츠베팅 기관인 홍콩 자키클럽이 경마, 축구, 복권 등 제한된 종목만 다루는 것과 달리 불법 플랫폼은 E스포츠, 농구, 온라인 카지노 등 무제한에 가까운 베팅 항목과 높은 배당률을 제공했다.

 

초기에는 월급의 3분의 1을 쓰던 그는 월 5만홍콩달러(약 981만원)를 버는 철근공이 된 이후 베팅 금액을 대폭 늘리기 시작했다. 매달 월급 전체를 도박으로 탕진한 뒤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결국 그는 80만홍콩달러(1억5700만원)의 빚을 진 채 파산 선고를 받고 상담 센터를 찾았다. 찬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도박을 할 수 있다”며 “나에게 도박은 마약 중독보다 끊기가 더 어렵다”고 SCMP에 토로했다.

 

도박 중독 상담 기관인 선샤인 루터란 센터의 통계는 이 같은 실태를 뒷받침한다. 센터가 접수한 30세 미만 도박 중독 고객 수는 2019년 54명에서 2023년 82명으로 늘었다. 특히 불법 온라인 카지노 이용 비율은 2019년 6%에서 2023년 49%로 폭증했으며, 불법 축구 베팅 역시 같은 기간 20%에서 34%로 늘었다. 불법 경마 베팅도 0%에서 14%로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대면으로 활성화된 지하 도박 생태계가 팬데믹 이후에도 개인 간(P2P) 결제 시스템의 발전과 맞물려 젊은 세대에게 더 높은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방조와 규제의 딜레마

 

홍콩 현행법 상 불법 도박을 개설하거나 홍보할 경우 최대 500만홍콩달러(9억8155만원)의 벌금과 7년의 징역형에 처해지고, 불법 사이트 이용자 역시 9개월 이하의 징역형이나 5만홍콩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메타의 광고 라이브러리 등에서는 불법 지하 플랫폼 광고가 여전히 쉽게 포착된다. SCMP 조사 결과 ‘월드컵’ 등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매우 높은 배당률과 잃은 돈의 일부를 돌려주는 ‘환급 정책’을 홍보하는 광고 수십 개가 정상적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광고가 정지되더라도 한 달 뒤 새로운 페이지를 통해 얼리버드 혜택이나 매치 팁을 미끼로 한 불법 광고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구조다.

 

메타 측은 엄격한 광고 정책을 집행하고 있으며 위반 콘텐츠는 확인 즉시 제거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학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레온 샤오 홍콩시티대 조교수는 매체에 “SNS 플랫폼들이 광고 수익 때문에 선제적 차단에 미온적”이라며 “수익 강제 조치가 없는 한 플랫폼 기업들이 스스로 광고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에 광고 사전 심사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메신저 대화 내용 규제에 따른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등 회색지대가 넓어 행정 당국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단속 비웃는 해외 서버와 암호화폐 우회

 

당국의 단속을 우회하는 기술적 진화도 규제의 걸림돌이다. 홍콩 경찰은 온라인 순찰을 강화하고 발견 즉시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운영 주체가 홍콩 법망이 닿지 않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들 업체는 홍콩 이용자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 중국어권 커뮤니티를 타깃으로 삼고 있어 홍콩 사법 당국이 손을 쓰기 어렵다.

 

여기에 거래 수단으로 추적이 어려운 암호화폐를 대거 도입하면서 자금줄을 추적해야 하는 수사는 더욱 복잡해졌다. 홍콩정보기술연맹의 프란시스 퐁 명예회장은 “사용자들이 쉽고 빠르게 새로운 단체방을 개설할 수 있고, 자금 거래에 암호화폐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속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불법 차단 시도와 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도박 예방 교육과 치료 개입 등 다각적인 대응책이 병행되어야만 이 거대한 지하 시장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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